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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결산③]국민의힘 '마의 20% 투표율' 안 넘겼나? 못 넘겼나?

입력 2022.06.07. 17:17 수정 2022.06.08. 09:20 댓글 0개
[6·1지방선거 결산]③진정성 부족한 국민의힘
民 반감에만 기대…'대안 정당' 모습 실종
갑작스러운 출마·급조된 공약 '표심 한계'
尹 정부 '호남인사 패싱' 호감도 떨어뜨려
"인사·예산·정책서 일관된 포용 전제돼야"


[6·1지방선거 결산]③진정성 부족한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광주·전남 지방선거에서 역대 보수정당 최고 득표율을 올리며 약진했지만 '인과응보(因果應報)'가 아닌 '자승자박(自繩自縛)'의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뿌린 대로 거둔 성과가 아니라 상대 당의 실수 속에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심판론'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위로를 받고 있지만 냉정히 평가하면 지역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고 원인은 오롯이 국민의힘 내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37.7%'라는 광주 역대 최저 '투표율 참사'는 민주당에 대한 회초리로만 설명될 수 없는 수치다. 민주당에 차가워진 민심이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혹은 견제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후보가 각각 얻은 15.90%와 18.81%의 득표율은 분명히 보수정당 후보로서 기록할만한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기록은 27년간 이어진 민주당 지역정치 독점에 대한 피로감과 불공정 공천에 따른 분노, '내로남불' 정치와 오만, 아집에 따른 반감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게 더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지역 내에서도 힘 있는 여당에 어느 정도의 지지를 몰아줘야 한다는 바닥 민심 또한 존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마의 20%'라는 기록을 넘어 25%, 30%에 가까운 지지를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기초의원 당선자들을 충분히 더 배출할 수 있었음에도 국민의힘 스스로가 그 기회를 걷어찬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못한 게 아닌, '안 한 것'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 독점 체제에 대한 반사이익에만 기대고 호소했을 뿐, 정당 차원에서 또 후보 차원에서도, 치밀한 준비도 출마하려는 지역의 '백년지계'를 위한 비전과 공약도 없었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와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는 출마 언급조차도 없다가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갑작스럽게 출마 결심을 알렸다. 그러다보니 윤석열 대통령 공약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급조된 공약뿐이었다. 민주당 독점체제 종식과 대선공약 실천, 예산 확보 등을 위해 여당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어줘야 한다는 그 이상의 메시지를 던져주지 못했다.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일단 보여야 뽑아주지"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수막만 걸린 채 시민들에게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경우가 다수였다. 일부 후보의 애처로운 사투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전통적인 보수 불모지에서 '5·18'이라는 '원죄'를 지닌 정당의 후보로서 힘겨운 싸움을 해왔다. 현수막이 찢기고 시민들에게 욕설까지도 들으면서 보수정당의 뿌리를 내리는 데 충분한 기여를 한 것도 인정된다.

이 때문에 더 큰 문제는 후보보다 윤석열 정부와 당에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호남이 다시는 눈물 흘리지 않게 하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다짐은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호남 패싱' 논란으로 퇴색한 상황이다.

이준석 당대표가 꾸준히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지만 알맹이가 없어 오히려 '퍼포먼스에 치중한다'는 실망이 나왔다. '제2의, 제3의 복합쇼핑몰 공약'을 내놓겠다던 약속도 쏙 들어갔다. 이에 더해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선거기간 내내 국민의힘 시당과 광역단체장 후보 간의 갈등 또한 득표율 상승세를 붙잡은 한 요인으로 꼽힌다. 어디서도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보이콧'이었던 셈이다.

 오승용 킹핑정책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호남 인사를 발탁하지 않은 반면 검찰과 이명박 정부 출신을 국정의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지역에서 국민의힘 호감도를 떨어뜨렸다”며 “투표율이 낮은 것 또한 민주당은 아닌데 국민의힘은 찍을 수 없어 기권하는 일종의 ‘대안 아노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지역에서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인사, 예산, 정책에 있어 일관된 ‘호남 포용’이 전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시의회 한 관계자도 “영남에서는 노무현이나 김부겸 같은 걸출한 인물이 계속 실패했음에도 꾸준히 도전해오면서 진보의 기반을 쌓았지만 그간 호남에서 보수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해 계속 준비한 사람이 있었느냐 했을 때 거의 없었다. 희생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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