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대선 이후 정치 피로감" "모르는 사람 뽑느니 포기"...투표 안한 이유 들어보니

입력 2022.06.02. 16:41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6.1 지방선거 투표율 50.9%…두번째로 낮아

유권자들, 정치에 무관심·피로감 상승 토로

"지선은 중요도 떨어져…뽑을 사람도 없다"

전문가 "민주주의 위협…정치권이 해결해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웨딩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2.06.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을 두고 정치 피로도가 극심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본래 지방선거가 전국 단위 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 더해 대통령 선거 직후에 치러져 투표 동력을 더욱 잃었다는 것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0분을 기준으로 전체 유권자의 50.9%가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7~28일 실시된 사전투표율이 20.6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본 투표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으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은 지방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월등히 낮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규모가 작고, 후보자의 인지도도 높지 않다는 점에서다.

경기도 안산에 사는 A(42)씨는 "지방선거다는 후보들이 너무 많고, 공보물을 살펴봐도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모르는 후보를 뽑느니 차라리 투표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시흥에 사는 B씨도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때는 투표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B씨는 "대선은 한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을 뽑는 자리니 아무리 싫어도 한쪽을 택했지만, 지방선거는 체감이 잘 되지 않아서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20대 남성 C씨는 "투표 당일 친구들과 약속이 생겨서 투표하지 못했다. 대구는 워낙 정치색이 뚜렷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에 안일한 마음을 가졌던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오후 7시30분 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국 4430만3449명의 유권자 가운데 2256만7894명(잠정 투표율 50.9%)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고 투표율은 1회 지방선거 68.4%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후보자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점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대선 직후 쌓인 정치 불신과 피로도가 극에 달했고 투표 의지를 상실했다는 의견이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D(46)씨는 본래 정의당에 투표할 생각이었으나, 투표 직전 해당 후보의 '주거침입죄' 이력을 알게 됐다. D씨는 "후보들 이력에 음주운전은 기본이고 범죄자가 너무 많았다. 전과자를 대표로 세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상북도 경산으로 이사한 직장인 E(26)씨도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 E씨는 "내가 사는 지역구에 후보가 현 국민의힘 소속, 국힘의힘 출신 무소속밖에 없었다. 누굴 뽑아도 국민의힘 측 인물이다보니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라 투표할 마음이 전혀 안 생겼다"고 전했다.

서울에 사는 D(28)씨는 "오세훈도, 송영길도 싫고 대선 때처럼 그 나물에 그밥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도 누굴 뽑을지 몰라서 고민하느라 괴로웠는데, 지방선거에서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며 "누군가는 무효표라도 내라고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정치 참여가 낮아질수록 정치적 무관심과 불신·혐오가 증대되는 만큼, 저조한 투표율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특임교수는 "50%밖에 안되는 투표율이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선거를 포기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발전에 큰 위협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국회의원·지방 선거 후보들이 '돌려막기' 식으로 사퇴와 출마를 반복하니 정치 불신이 깊어지는 것"이라며 "후보자에 대한 믿음, 나아가 정치에 대한 긍정적인 효능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