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5·18 당시 진압 계엄군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입력 2022.05.24. 15:20 수정 2022.05.24. 16:23 댓글 0개
유가족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었을 것" 이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사망자였던 김경철씨의 어머니 임근단씨가 당시 계엄군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42년 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공수부대원 3명이 5·18 희생자 유족을 만나 사죄했다.

이 자리에서 5월 어머니 10명은 사죄를 받아들이고 용서의 뜻을 표했다.

24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진압작전에 참가한 계엄군 3명은 지난 19일과 20일 전일빌딩 9층 '오월어머니 - 트라우마 사진전' 전시장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 10명을 만나 사죄했다.

이날 만남은 조사위의 3~4개월 전 계엄군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사죄 의사를 알린 일부 계엄군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이날 만남을 위해 광주를 찾은 계엄군은 제3공수여단 출산 김모 중사와 박모 중대장, 제11공수여단 최모 일병이었다. 유족 측에서는 최초 사망자인 김경철씨의 어머니 임근단씨를 비롯한 10명이 자리했다.

42년 전 계엄군으로 광주에 온 이들은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너무 죄송하다"며 "우리가 당시 너무 심했다"고 말하며 용서를 구했다.

임씨는 "이제라도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무참하게 죽어간 내 아들을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유가족은 "그동안 우리 유족어머니들은 용서해주고 싶어도 용서할 상대가 없었다. 비록 늦었지만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면서 "당신들도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려와 고생했는데, 우리도 피해자지만 당신들도 또 다른 피해자임을 알고 있다"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했다.

제11공수여단 최모 일병은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용서해주신 그 마음을 다른 계엄군들에게도 알려서 더 많은 제보와 증언이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18조사위 허연식 조사2과장은 "어머님들이 계엄군들의 사죄와 고백을 받아주시고 용서해주시면 더 많은 계엄군들이 마음을 열고 증언과 제보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계엄군들은 당시 현장에서 자신들이 목격한 장면과 진압과정에서 대검으로 시위대를 찔렀던 과정 등을 증언하기도 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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