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꿈꾼 '고 문익환 목사', 뮤지컬로 돌아오다

입력 2024.11.12. 11:20 김종찬 기자
광주문화재단, 23일 시민문화관서
서거 30주기 기념 ‘늦봄의 길’ 초연
노구 이끌며 조국 위해 헌신했던
70·80년도 격동의 시기 그린 무대
뮤지컬 '늦봄의 길' 홍보 포스터. 광주문화재단 제공

고 문익환(1918~1994) 목사의 서거 30주기를 기리는 뮤지컬이 시민들을 찾아온다.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23일 오후 7시 빛고을시민문화관 2층 대공연장에서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했던 고 문익환 목사를 기리는 뮤지컬 '늦봄의 길'을 무대에 올린다.

배우들이 뮤지컬 '늦봄의 길' 초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늦은 나이에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며 '늦봄'이라는 호로 불리던 문 목사는 197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본연의 업무인 목사 겸 신학 교수로 활동했으나,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투옥된 이후 60대의 노구를 이끌고 민주화와 통일 운동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6년 59세에 처음 구속된 이래 1994년 77세로 사망할 때까지 생애 마지막 17년 중에서 5년 반을 밖에 있었고, 11년 반을 교도소에서 살았다. 함석헌·장준하와 함께 진보주의의 개신교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1980년대 내내 재야 운동권 세력의 상징이었다. 1980년대 말 격렬하게 대립하던 학생운동권 그룹에서 모두 존경하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었다.

배우들이 뮤지컬 '늦봄의 길' 초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이번 공연은 문 목사 서거 30주기를 기념해 기획된 뮤지컬 형식의 작품으로, 그의 생애 중 1970~1980년대를 그렸다. 1970년대의 어느 봄 날, 젊은 청춘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 풍경으로 시작되는 이번 공연의 1막은 배우들의 힘찬 함성과 함께 봄날의 청춘들이 싱그러운 싹을 틔우듯, 리드미컬한 멜로디에 맞춰 신나는 안무가 더해져 무대의 활기를 돋운다. 또 꽃다운 젊은 청춘들의 사랑과 꿈 그리고 우정과 우애를 담았다. 문 목사의 민주구국선언문 작성으로 투옥되는 2막부터는 문익환의 아내 박용길 장로를 필두로 투옥자들의 아내들인 공덕귀과 이희호, 페이문의 하모니가 연출된다.

배우들이 뮤지컬 '늦봄의 길' 초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실제 구속자 가족들은 옥바라지를 하며 기독교에서 고난과 승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고 부채와 우산 등을 들고 시위를 하며 해외에 소식을 알리고 모임을 주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대의 탄압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국가의 현실에 통탄하는 인물인 한지영, 민주구국선언을 낭독하는 이우정 장로, 그리고 한겨레와 박성현, 전한별, 박예음, 고은미 배우 등 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일인다역을 소화하며, 1970~1980년대 격동의 시기를 대변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황자람 연출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을 다룬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들을 탄생시켜 극의 서사성을 더했고, 단순한 극 전개를 위한 대본을 구성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장면과 인물들을 통해 당대에 행해졌던 임시검문, 분신자살사건 등 시대의 초상들을 보다 몰입감 있게 다뤘다.

배우들이 뮤지컬 '늦봄의 길' 초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제작에는 문민지 프로듀서, 황자람 연출·각색, 구모균 작곡·작사·음악감독, 김현희 극작, 김은총 안무감독 등 주요 제작진과 ㈜예술기획파홀로의 백형기 대표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다.

공연 관람은 13세 이상 가능이며, 관람료는 S석 1만원, A석 5천원이다. 공연 예약은 티켓링크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광주문화재단 시민생활문화팀(062-670-7443)으로 하면 된다.

한편 뮤지컬 '늦봄의 길'은 (사)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한 사업으로 지난 2021년 11월 낭독콘서트 형식으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고, 2023년 11월 경기도 성남과 화성에서 갈라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