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돌아갈래" 대규모 오페라에 녹아든 오월 그날

입력 2023.08.29. 13:03 이관우 기자
창작 오페라 '박하사탕' 내달 5~6일
이창동 감독의 동명 영화 원작
대규모 합창·오케스트라 '감동'
지난 공연서 전석 매진 등 찬사
최고 성악가·제작진 의기투합
과거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선보인 오페라 '박하사탕' 공연 모습.

“어두운 과거를 밝히는 광명(光明) 같은 이번 작품을 1980년 5월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빛의 고을을 지킨 광주시민들에게 바칩니다.”?

지난 28일 만난 이건용 작곡가는 창작 오페라 ‘박하사탕’의 원작자로서 이번 작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페라 박하사탕은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박하사탕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박하사탕에선 자신의 과거를 바꾸고 싶은 주인공 김영호(설경구 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시간의 역순으로 인간이 타락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다.

영화 초입에 다가오는 기차 앞에 팔을 펼치고 선 영호의 자살기도 장면은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을 씻어내고 순수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그의 절규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여전히 남아 있다.

과거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선보인 오페라 '박하사탕' 공연 모습.

오페라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한국 오페라의 새로운 스테디 셀러로 부상하고 있는 광주시립오페라단의 5·18민주화운동 기념 오페라 '박하사탕'의 네 번째 무대가 오는 9월 5~6일 양일간 광주예술의전당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콘서트 오페라로 펼쳐진다.

오페라 박하사탕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된 한 남자의 사랑과 파멸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투영한다.

줄거리는 기찻길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남자가 군인이던 1980년 5월 광주에서 한 여성을 쏘며 비극 인생의 갈림길에 접어들게 된다. 계엄군으로 투입돼 민간인을 죽인 죄책감은 그의 인생의 방향성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과거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선보인 오페라 '박하사탕' 공연 모습.

이처럼 탄탄한 줄거리와 아름다운 음악, 우리말로 이뤄진 가사를 통해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을 노래한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을 원작으로 '남자충동', '미친키스' 등 역작을 통해 대중과 마니아층을 사로잡아온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가 대본을 집필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을 역임한 한국 오페라의 거장 이건용이 작곡을 맡았다. 이건용 작곡가는 "이 작품을 1980년 5월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빛의 고을을 지킨 광주시민들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2019년 광주에서 시연회를 시작으로 2020년 온라인 이원 중계와 2021년 국립극장 전막 공연을 전석 매진 성료하며 '무비라(무비+오페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등 공연계의 화두가 돼 한국 오페라의 새로운 미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선 천안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구모영이 예술감독과 지휘를 맡았으며, 독일 아헨 오페라극장 등에서 활동해온 연출가 이혜영 함께한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박하사탕' 연습 모습.

테너 윤병길(전남대 교수), 소프라노 김현희·김샤론·홍예원,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정세라·임지현·안주랜, 바리톤 나건용·최병혁·이하석, 베이스 한혜열 등 명실상부 최고의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사)카메라타전남 오케스트라와 아르티 합창단도 힘을 보탠다.

광주의 기억을 녹인 한국판 '베리스모 오페라'(Verismo Opera, 사실주의 오페라)의 결정체를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구현해낼 장대한 서사극의 웅장한 감동이 히트를 예고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관객의 편의와 객석 운영을 위해 사전 예매를 진행한다. 좌석은 비지정석이며, 예매는 광주예술의전당과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피크닉석 또한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라 시민들은 돗자리를 지참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야외공연이 불가능한 우천시에는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으로 장소를 변경해 공연이 진행되니 사전에 홈페이지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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