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이사, 이제는 같은 집입니다

@이정민 입력 2026.10.01. 18:20

‘이사(移徙)’는 사전적으로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을 뜻한다.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무안·동부청사 곳곳에서는 이사 준비가 한창이다.

인사를 앞둔 공직자들의 마음도 복잡할 것이다.

새로운 자리와 새로운 업무에 대한 설렘이 있는가 하면, 익숙했던 동료와 공간을 떠나는 아쉬움도 있다. 그동안 해왔던 업무와 전혀 다른 일을 맡게 될지, 새로운 상사와 동료를 만나게 될지, 출퇴근 거리는 얼마나 달라질지 걱정도 앞선다.

특히 이번 이사는 단순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아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출범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대규모 조직개편에 따른 이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조직개편을 둘러싼 논의는 순탄하지 않았다. 어느 청사에 어떤 기능을 둘 것인지, 인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광주와 전남의 기존 조직과 업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를 놓고 곳곳에서 목소리가 엇갈렸다. 청사 간 기능 배분은 곧 조직과 인사의 문제였고, 이는 직원들에게는 자신들의 일터와 근무환경에 대한 문제이기도 했다.

결국 첫 조직개편안은 진통 끝에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그럼에도 조직개편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논쟁을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야 한다.

수십 년간 서로 다른 조직문화와 업무방식 속에서 일해온 공직자들에게 통합은 여전히 낯선 경험이다.

하지만 ‘우리 부서’, ‘우리 청사’, ‘우리 지역’이라는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우리 특별시’라는 더 큰 울타리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조직이 곧바로 완벽하게 돌아갈 리 없다.

업무가 겹칠 수도 있고, 의사소통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나타날 것이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미처 해소하지 못한 불만도 있을 수 있다.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다시 경계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서로 맞춰가는 일이다.

이번 인사는 누군가에게는 승진이고, 누군가에게는 전보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낯선 업무를 시작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개인에게 주어진 변화가 결국 조직 전체의 변화를 만드는 만큼, 각각의 자리에서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서로 다른 두 조직이 하나의 이름을 갖는 것에서 통합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비로소 통합은 시작된다.

이번 이사가 단순히 책상과 책상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경계를 넓히는 이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정민 취재1본부 차장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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