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신록(新綠)의 위로

@최민석 입력 2026.05.11. 16:04

신록(新綠)의 위로

따사로운 햇살이 바람을 가르며 얼굴로 파고든다. 자외선을 머금은 나무는 어느새 푸른 잎으로 꽃을 떨궈냈다. 신록이 꽃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온 천지가 푸르름의 향연이다.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 5월이다. 해마다 5월이면 충만함과 착잡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따스한 기운과 잔잔한 봄바람은 눈과 마음에 행복의 기운을 채워주지만 추모와 슬픔의 무게가 뇌리를 짓누른다.

5월은 챙겨야 할 사람들과 기념일도 많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들어 있다. 오는 20일은 기자의 날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1년 준 단 하루 만이라도 학원과 공부의 짐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놀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한평생 헌신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소중한 가르침을 준 스승에게도 감사를 전해야 한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기자의 날은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맞서 전국 기자들이 일제히 제작 거부 투쟁에 들어간 날을 기리고자 지난 2006년 한국기자협회가 공식 제정했다.

무엇보다 5월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달이다. 46년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매년 온누리의 신록은 변함 없건만 그날의 희생과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올바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수많은 역사청산을 통해 80년 5월의 진실과 교훈의 역사적 자리매김을 위한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다. 왜곡과 폄훼는 끝나지 않았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슬픔과 눈물을 마르지 않은 채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은 미뤄지고 있다.

그 해 5월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청을 드높였고 기자들은 진실을 위한 제작 거부로 5월 신록에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갈증을 토해냈다. 신록이 전하는 저 푸른 자유의 물결은 우리네 삶을 감싸지만 팍팍한 경제와 고물가, 세상살이의 어려움은 계절과는 딴판이다.

누군가 말했다. 우리 모두 생존이 아니라 삶을 살아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치열한 경쟁과 숨가쁜 일상 속에서 5월 신록은 위로와 치유를 건넨다.

또 5월이다. 5월이 다가기 전 신록이 들려주는 위안의 손길을 마주할 때다.신록은 불가항력이다.

최민석 문화스포츠에디터 cms20@mdilbo.com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3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