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는 ‘첫 노동절’을 맞이한다. 우리가 그동안 근로자의 날로 보냈던 5월 1일이다.
그 시작은 미국 메이데이(May Day)이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8만 명의 노동자가 거리 파업 집회를 벌인 것을 계기로, 이날은 세계 각지 노동계에서 기념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연맹회 주도로 서울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기념 강연회가 열리며 노동절 기념이 시작됐다. 이후 1959년부터는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기념하게 됐고, 1963년에 ‘근로자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유급휴일이 됐다.
이후 80년대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며 노동절을 5월 1일로 바꾸자는 노동계 여론이 형성됐고 1994년 이같은 요구가 부분적으로 수용돼 5월 1일로 기념 날짜를 바꾸는 대신 명칭은 ‘근로자의 날’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꾸준하게 ‘근로자의 날’ 보다 ‘노동절’로 부르자는 의견을 제기해왔다. 두 명칭의 차이는 ‘주체성’이다. ‘근로’는 고용 관계가 전제된 ‘제도권 노동’의 의미가 강한 반면 ‘노동’은 인간의 일하는 행위 그 자체를 가리킨다. 노동의 주체성과 가치를 담기 위해서는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더 적절하다.
세계적으로도 5월 1일을 ‘메이데이(May Day)’나 ‘인터내셔널 워커스 데이(International Workers’ Day)’라고 부르는데, ‘workers’ 또한 고용 관계에 한정되지 않은 넓은 개념이라는 점에서 ‘근로자’보다 ‘노동자’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오랜 시간 ‘근로자의 날’로 불렸던 우리나라의 메이데이(May Day)는 지난해 10월 법률 개정을 거쳐 이달 28일 국무회의 의결을 통과하면서 63년 만에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어 법 개정을 통해 법정 공휴일로도 지정됐다. 지금까지는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법정 유급휴일이었으나, 이제는 모두가 쉬는 ‘빨간날’이 됐다.
우리나라의 ‘첫 노동절’은 단순히 이름을 바꾼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노동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를 환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첫 노동절’을 계기로 이날의 의미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정부와 기업, 노동자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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