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남행열차

@김혜진 입력 2026.03.29. 16:55
김혜진 취재3본부 부장대우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로 시작하는 ‘남행열차’. 가수 김수희가 부른 노래이다. 첫 소절만 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뒷 소절을 이어 부를 수 있는 메가 히트곡 중 하나다. 재밌는 사실은 1987년 발매됐으나 히트는 1990년대 들어 이뤄졌다는 것. ‘역주행’의 신화를 일찌감치 쓴 노래이다.

꽃피는 봄이 오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프로야구 개막에 있다. 인연과의 이별이 담긴 노래이지만 흥겹고 힘 있는 곡조, 남쪽으로 향하는 호남선이 등장하는 가사로 인해 무등구장에서부터 오랜 시간 불려온 KIA의 ‘비공식 응원가’이자 KIA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 응원가’이다.

보통 경기 9회 즈음이면 관중석에서 터져나오는 데 승리가 확실시 되는 때에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곡이다. 응원에 지쳐있다가도 ‘남행열차’만 나오면 남아있던 흥까지 모두 끌어올려 목청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는게 자연스러운,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노래.

‘남행열차’는 상황마다 달리 불려지기 마련이다. 김도영이라는 슈퍼스타의 등장과 12번째 우승을 달성한 지난 2024년에는 흥겹게, 부상 악재가 겹치며 전년도 우승팀 답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지난해에는 구슬프게 불렸다.

올해는 어떨까. 일단 개막 경기가 열린 지난 28일 ‘남행열차’는 분명 흥겹게 불렸는데 끝은 씁쓸했다. 적절한 순서로 짜인 강력한 타선과 네일의 호투로 경기를 리드해가던 KIA가 9회말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이어진 뒷날 경기도 좋지 못한 결과를 내, 씁쓸한 ‘남행열차’가 됐다.

‘개막전’이라는 의미가 크기는 하지만 이제 두 경기를 패배했을 뿐이다. 비록 개막 전부터 구단, 야구 선수들이 뽑은 4약 팀으로 KIA가 꼽히기도 했지만 전망은 큰 의미가 없다.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작년에는 5강 예상팀에 KIA가 상위권에 자리한 바 있다. 거기다 강력한 우승팀으로 손꼽히기도 했었다.

‘설레발은 죄악’이지만, 올해는 물 오른 경기력으로 지난 2024년처럼 많은 사람들이 광주를 찾길 바란다. ‘남행열차’가 만석이 되는 해를 기대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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