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수능 한파(寒波)

@도철원 입력 2025.11.13. 18:32

매년 이맘때가 되면 딱 떠오른 건 딱 하나였다. 느닷없이 추워지는 일명 '수능 한파(寒波)가 그 주인공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기온이 내내 평년보다 높았다가도 수능 당일만 되면 귀신같이 추워져 안 그래도 초조하고 조마조마한 수험생들을 더 움츠려들게 만드는 원흉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기상이변은 한파마저 없애버린 듯하다.

수능 전날까지 아침기온이 1~7로 다소 낮아지는 듯싶었지만 이날 아침 5~9도, 낮 16~18도로 기온차는 10도 안팎으로 다소 크긴 했지만 늦가을 날씨 수준에 머물면서 오랜 기간 수험생과 그 가족들을 괴롭혔던 원흉도 사라졌다.

그렇게 날씨는 좋아졌지만 수능날 아침 풍경은 변함없이 여전했다.

수험표와 신분증을 놓고 와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시험장까지 제시각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 경찰의 도움을 받는 등 이날 수험생 이송 관련 신고만 17건에 달했다.

그리고 수험생을 응원하는 친구·후배들의 모습, 자녀가 시험을 무사히 잘 치르고 나오길 기원하는 부모님까지 매년 이맘때의 풍경은 날씨만 달라졌을 뿐 '간절함'을 담은 모습은 그대로였다.

이날 광주·전남에서 수능시험을 본 3만 1천여 명의 수험생들도 모두 저마다의 간절함을 담아 시험을 치렀을 것을 생각하니 짠하기도 하다.

하지만 '성인'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을 무사히 잘 마쳤을 수험생들에게 잘했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먼저 이야기해 주고 싶다.

수능이 대학입학의 전부였던 시절에 비해 중요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학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 수능이라는 점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기에, 이날만 바라보고 달려온 수많은 수험생들의 노력과 열정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제 인생의 중요한 첫 관문을 넘은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나 자기가 생각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절대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수능 이후 종종 들려서는 안 될, 불행한 소식도 들려오는데 까놓고 말해서 결과가 안 좋으면 다시 도전하면 된다. 그게 전부다. 이번 시험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날만을 바라보며 마음 졸이고 고생했을 수험생과 그 가족들 모두 고생하셨다고 다시금 전하고 싶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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