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2025 붕어빵

@최민석 입력 2025.11.06. 10:01

찬바람이 뺨을 스치면 어김 없이 길에는 붕어빵이 등장했다. 붕어빵은 군고구마, 호빵과 더불어 오랫 동안 즐겼던 겨울 간식으로 꼽힌다. 길거리에 흥건한 붕어빵 굽는 냄새가 퍼지면 사람들은 겨울이 왔음을 직감했다.

'붕어빵'은 1970년대 이후 겨울이 오면 주머니 얄팍한 서민들에게 추위와 주린 배를 달래주던 대표적 길거리 음식이다.

붕어빵은 1930년대 일본 '다이야키(たい?き)'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이'는 생선 도미, '야키'는 굽다라는 뜻으로, 직역하면 '도미를 굽다'는 의미다. 당시 일본은 도미가 희귀하고 비싸서 사람들은 도미 모양 틀에 반죽을 만들고 안에 팥을 넣어 '도미빵'을 만들었다.

이것이 한국에 들어와 여러가지 물고기 모양 빵들이 생겼고 가장 길에 살아남아 전해진 것이 붕어빵이다.

붕어빵이 인기를 끈 것은 가성비가 좋은데다 길거리에서 팔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사서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재인 호빵은 동네 슈퍼가 문을 닫으면 살 수가 없었고 군고구만는 둘에 비해 선호도가 낮았다.

그때 그 시절 퇴근길 아빠들은 종이봉투에 따뜻한 붕어빵을 담아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렇듯 붕어빵은 아파의 발품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담긴 먹거리였다. 붕어빵을 팔던 사람들은 생계형 종사자도 많았지만 대학입시를 마치고 등록금 한 푼이라도 보태기 위해 나선 10대 고3생에서부터 알바자리가 없었던 대학생과 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둔 예비역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구깃구깃 모은 용돈으로 손수레와 고물상에서 산 드럼통을 개조하거나 중고 붕어빵 기계를 구입, 거리에서 장사를 했다.

붕어빵은 오랫 동안 아빠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들의 일자리, 학비를 벌어 배움을 이어간 학생들의 동아줄이었다.

올해 붕어빵 가격이 '1개 700원, 3개 2천원'이라고 한다. 평균 가격도 1개당 700~1천원에 달한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데다 편의점 등도 관련 사업에 나선 것도 원인이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부담과 어려움만 커지게 됐다. 첫눈 내리던 겨울밤 아버지가 종이봉투에 든 붕어빵을 받아 나눠 먹던 시절이 아련하다.

최민석 문화체육에디터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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