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면 청명한 하늘, 그리고 나이가 있는 요즘 표현으로 옛날사람들에겐 '천고마비(天高馬肥)'란 고사성어가 익숙하다.
장마와 더운 날씨를 보내고 선선한 날씨 속에 먹을 것이 풍부하고 마음도 넉넉한 그런 때가 가을이었기에 가을 하면 지금도 맑고 화창한 날씨, 놀러 가기 좋은 계절이라는 이미지가 언제나 머릿속을 맴돈다.
대부분의 축제도 가을에 열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을의 이미지는 '화창한 날씨에 놀기 좋은 계절'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요즘 날씨를 보면 가을비, 아니 가을장마가 찾아왔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싶다.
최근 황금연휴로 불렸던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를 되돌아보면 맑은 날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내내 흐리고 비가 왔던 기억만 남아있다.
그런 연휴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하늘은 흐르기만 할 뿐, 기억 속의 청명한 하늘을 보기는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이상기후'라고 봐야 할 지금 날씨는 계속되는 기상이변처럼 '기후변화'가 불러온 현상이라는 점에서 자칫 우리 미래세대에겐 '청명한 하늘'은 역사 속에서나 보는 옛날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철 강수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10월 강수량은 370.8 ㎜로 평년의 3.5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해에도 가을철 평균 강수량이 평년 대비 54.8% 증가한 415㎜였다고 하는 걸 보면 이번 가을장마는 단순한 일회성 기상이변이 아닌, 새로운 가을 풍경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역대급 더위'에 이은 '비 오는 가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 걸 보면 말이다.
전문가들은 해 여름철 장맛비를 만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야 하지만 그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을장마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즉 역대급 더위로 덮혀진 바닷물 온도가 가을철 장마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비가 이번 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는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더 많이 보지 못한다는 건 아쉬울 뿐이다.
선선해진 날씨만으로 만족하기엔 맑은 하늘이 사뭇 그립다. 맑은 하늘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가을비는 좀 그만 왔으면 한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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