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이상기후

@도철원 입력 2025.07.07. 18:06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1천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수십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는 등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어렸을 때 서부영화를 보면 항상 사막 같은 곳에 목조건물이 서 있던 곳이 미국 서부, 텍사스였기에 그 동네는 비가 잘 내리지 않는 지역임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3시간 만에 3개월치 강수량인 250㎜의 비가 내리면서 수십명의 아이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폭우의 주원인으로 급격한 기후변화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먼 미국 땅에서의 참사가 그렇게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최근 국내 기후도 뭔가 예전하고 다른 느낌이 강하다.

이른 장마가 시작됐다고 했는데 예년보다 한 달여 빨리 장마가 끝났다고 하고, 보통 장마가 끝나면 습기가 높고 기온이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가 시작됐는데 지금은 그늘에만 들어가면 뭔가 시원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습하지가 않다.

평상시 땀을 많이 흘리는 탓에 여름철엔 항상 찝찝함을 안고 살아왔는데, 올해는 뭔가 다른 느낌에 땀도 덜 흘리는 같아 낯설기만 하다. 이런 느낌이 혼자만의 생각이면 다행이겠지만, 그저 우리의 기후가, 날씨가 변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저버릴 수가 없다.

추운 것보단 더운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우리네 삶은 사계절에 맞춰져 있었기에 긴 여름과 짧은 겨울, 그것보다 더 짧아진 봄·가을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봄에는 꽃구경, 여름에는 피서, 가을에는 단풍구경, 겨울에는 눈구경이 거의 국룰이었던 우리네 삶에서 꽃구경과 단풍구경이 사라지면 많이 아쉽겠다는, 다소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런다고 그동안 계절마다 꽃구경, 단풍구경을 다닌 것도 아니었지만, 언제나 할 수 있었던 것을 앞으로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아쉽고 안타까울 것 같다.

우리의 노력만으로 지금의 이상기후를 막을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최소한이라도 늦출 수 있다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등 작은 거라도 실천해 보면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의 사계절의 맛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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