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지하 안전의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땅꺼짐 사고가 시민들의 일상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는 도로가 갑자기 꺼지며 3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도로 한가운데 생긴 8m 깊이의 구멍에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가 있었고, 강원 양양에서는 편의점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앉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국토교통부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12건의 지반침하 사고 가운데 5건이 서울시에서 일어났다. 강동구 4건과 마포구 1건 모두 지하 공사 현장이나 지하철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후된 상하수관의 손상으로 인한 누수, 지하에 형성되는 빈 공간인 '공동', 그리고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연약한 지반 등이 지목되고 있다.
국토부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867건 중 394건(45.4%)이 하수관 손상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으로 점성이 높아진 흙이 이동하며 주변 지반을 함께 끌고 내려가는 현상이 지표면에 나타나면 땅꺼짐이 되는 식이다.
서울시는 땅꺼짐을 예방하기 위해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작성하고 위험 지역을 5개의 안전 등급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해당 지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
예방과 관리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지하안전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지만 요식 행위에 그치고 있다.
지하안전관리계획은 싱크홀 예방·관리를 위한 가장 기초적 계획이다. 시·도·군·구는 2018년 제정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매년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 계획은 복붙 수준이다.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교부는 최근 '지하안전관리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만으로는 부족하다.
지하 인프라의 노후화와 급격한 도시 개발로 인해 지반침하의 위험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하수 흐름의 변화나 상하수도관의 누수 등은 지하 공간에 빈 공간을 형성해 땅꺼짐을 유발할 수 있다.
지하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지하 안전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안전한 도시 환경을 구축해야 할 때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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