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봄의 기운을 부르는 절기, 우수(雨水)가 찾아왔다.
뜻 그대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처럼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듯하다.
절기상으로도 우수를 전후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데 딱 거짓말처럼 봄날 같았던 날씨가 다시 추워지는 걸 보면 이렇게 절기가 잘 맞았나 싶을 정도다.
옛 선조들은 우수 이후 15일을 5일씩 나눠 3 후(三候)라고 했다. 첫 5일간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5일간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일간은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한다.앞으로 15일 정도 지나면 푸릇푸릇한 봄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기습 한파 등 이상기온으로 꽃망울도 맺히지 않은 나무들도 많아 봄꽃 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들의 고민이 크다는 말도 나오는 걸 보면 못 믿을 날씨인 건 분명하다.
그래도 봄은 언제나 희망을 전해왔다.
아무리 겨울 한파가 무섭고, 이상기온이 계속되더라도 언젠간 찾아오는 것처럼 희망도 어느 봄날처럼 우리 곁으로 찾아오고 있다. 우린 지난겨울 유독 가슴 아픈 일을 많이 겪어야만 했다.
45년 전의 악몽부터 우리네 이웃들이 갑자기 유명을 달리해야만 했던 비행기 참사까지 이어지면서 힘든 시간이 계속됐다.
주변에 유독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날 만큼 어려운 시기를 지나와야만 했다. 아마도 그래서 더 봄이 오길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아픔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 한편 깊숙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픈 현실이 그대로 묻히는 것이 아닌 명확한 해법이 먼저 나와야 한다.
앞으로 그런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희망이 아닐까. 모두가 비상식적인 일과 행위로 인해 평온한 삶이 위협받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49재가 열렸었다. 유가족들에게 어떤 말도 위로가, 위안이 되지 않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두 번 다시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꼭 그래야만 한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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