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건강문해력

@이관우 입력 2025.02.05. 13:28

'건강문해력'이란 개념을 이용해 소득·교육 등 수준에 따라 의료 이용 행태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보건사회연구 12월호에 실린 '건강 문해력의 영향 요인 파악 및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에 따르면 소득·교육 수준이 낮고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문해력이 낮고, 건강문해력이 낮을수록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많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은 아직 개념적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통상 올바른 건강 관련 결정을 내리기 위해 건강 정보와 서비스를 얻고 처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건강정보 과잉 시대일수록 개인이 건강과 의료 이용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건강문해력이 더 중요해진다.

연구진은 만 19세 이상 성인 가구원을 대상 한국의료패널조사의 2021년 자료 가운데 8천630명의 데이터를 사용해 건강문해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보다 여성일수록, 고령자일수록,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건강 문해력이 낮았다. 소위 '취약계층'일수록 건강문해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건강문해력이 외래 의료 이용 횟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건강문해력이 높을수록 의료 이용이 적었다.

특히 여성 고령자의 건강 문해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가부장적 사회의 문화를 오롯이 견뎌야 했던 여성들에게는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갖출 환경이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공급을 통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환자 중심의 보건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건강문해력 제고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 주장이다.

연구진은 우리나라같이 주치의제도가 없어 사실상 본인 스스로 의료 이용을 판단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건강문해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매체가 디지털화하고 있는 요즘 노인의 건강문해력은 상대적으로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의정 갈등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불필요한 의료 이용은 줄여야 한다. 의료 대란의 불씨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건강문해력 수준을 높이기 위한 증진 정책 개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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