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클로징 멘트

@김현주 입력 2025.01.23. 17:22

최근 뉴스 프로그램 클로징 멘트가 화제다.

클로징 멘트는 뉴스 앵커가 단순히 원고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날카로운 논평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사태에서 비롯한 정국 혼란이 두 달여째 계속되면서 국민들 심경도 도심을 뒤덮은 희뿌연 미세먼지만큼 답답하다. 이 때문인지 국민의 심정을 헤아리는 듯한 클로징 멘트에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MBC 조현용 앵커의 클로징 멘트다.

비상계엄 선포 3일 뒤인 지난달 6일 조 앵커는 이날 "군사독재에 오랜 세월 억압당했고 심지어 계엄군에 의해 학살당한 진짜 트라우마가 있는 무고한 국민들이 다시 총 든 계엄군에게 위협당했는데 어떻게 지금 그 표현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쓸 수 있습니까"라며 비상계엄 선포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그를 비호했던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방법원 난입 폭동 사태를 두고 "법을 파괴하려는 가스라이팅을 법으로 멈춰 세워달라"고 촉구했고 JTBC 앵커는 "법치주의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SBS 앵커도 "이번 사태가 민주주의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고 KBS 앵커도 "일부 강성 유튜버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뉴스가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한겨울 강추위를 무릅쓰고 차가운 거리로 나온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며 응원을 넘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뉴스 시청률 상승이 바로 대다수 국민의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클로징 멘트는 과거에도 사회가 안정되고 평화로울 때보다 혼란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더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렇기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대다수 상식적인 국민이 생각하는 안정된 사회였다면 이런 뉴스 클로징 멘트에 대한 관심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연일 화제가 되는 클로징 멘트에 "이걸(클로징 멘트) 매일 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조 앵커의 답변처럼 국민이 더 이상 뉴스 클로징 멘트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날을 기대한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