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뉴스만 봐도 눈물이 흐른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고 있다. 처음에는 사고 당사자들이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후에는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9일 만인 6일 기준 참사 희생자의 유해 인도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희생자 179명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열흘 가까이 참사 소식을 지켜본 국민과 지역민은 눈만 감아도 뉴스에서 보던 장면이 떠오르고 눈물이 나는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한 사람 건너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희생자들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충격은 더 컸다. 연이은 부고 소식에 그동안 부정했던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갑작스럽게 부모와 형제, 자식 등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에 비할 바 아니지만 사고 현장을 직접 지켜본 목격자들과 주민들 역시 힘겨운 나날을 겪고 있다.
실제 사고 장면을 찍은 최초 목격자는 "눈만 감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지금도 생각만 하면 울컥한다. 눈만 감으면 그 장면이 생각난다"라며 사고 이후 일상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음을 밝히 바 있다.
사고 주변에 거주하는 무안 주민들 역시 참사 이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해 해돋이 대신 추모를 선택한 추모객들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부채의식을 내비쳤다.
2014년 세월호, 2022년 이태원 등 대형 참사 이후에는 집단 트라우마가 따른다.
직접적인 피해자와 유가족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이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이 깨지는 대형 참사가 반복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병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난 사고 이후 일반 국민들도 사고 현장·사고 소식 반복적으로 떠오름, 불면, 악몽, 무력감, 우울감 등 여러 심리적, 신체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점차 회복될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잘 관찰해야 한다.
더는 국민들이 안전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대해 본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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