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던 방콕발 제주항공 비행기의 사고로 수많은 지역민이 유명을 달리했다.
사고 초기, 이 사안을 어떻게 명명할지를 두고 혼란을 빚었다.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라고 부르기도 하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라고 하기도 했다. 일부는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라고 혼재하기도 했다. 사고 초기 제주항공도 '무안공항 사고'라고 불렀고, 국토부 역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라고 명시했다.
그러다 정착된 것이 '제주항공 참사'. 지역명을 부각해 명명할 경우 지역 혐오로 이어지고 기업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과거 여러 사건에서 부르기 쉽다는 이유로 지역이 들어간 명칭을 사용했었다.
지난 2007년 태안 바다에서 발생한 삼성중공업 기름유출사고는 '태안 기름유출사건'으로 불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역시 초기에는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불리다 '세월호 참사'로 정착됐다.
2020년 경기도 이천 화재 역시 '이천 물류센터 참사'로 불리다 '한익스프레스 참사'로 불렸다.
지역이 들어간 사건 명칭이 가해자의 책임을 희석하고, 태안 주민들의 고통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비행기 사고는 대부분 항공사와 편명을 사고 명칭으로 썼다.
2000년 3월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버뱅크로 가던 사우스웨스트 항공 1455편이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는 '사우스웨스트항공 1455편 활주로 이탈 사고', 2002년 스위스 바젤에서 독일 함부르크로 가던 스위스 국제항공 소속 사브 2000이 베르노이헨 비행장에 비상착륙도중 장애물과 부딪친 사고는 '스위스 국제항공 850편 착륙사고'라고 불리는 등 항공기 이착륙 사고 명칭에 항공사와 편명이 포함될 뿐 지역이 들어간 경우는 찾기 힘들다.
지역을 비행기 사고명으로 쓸 경우 공항이 아닌 곳의 사고는 명명하기 어렵고, 대형 공항의 경우, 이름이 여러 번 사용돼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으로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사담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보잉 707 여객기가 인도양의 미얀마 상공에서 폭파된 사건도 '미얀마 상공 비행기 폭파 사건'이 아닌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이라고 부른다.선정태 취재2본부장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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