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Mayday)! 메이데이(Mayday)! 메이데이(Mayday)!" 2009년 1월 15일. 승객 150명을 태운 미국 US에어웨이즈 1549편은 뉴욕주 라과디아 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향했다. 비행기는 이륙 2분여 만에 거위 떼와 충돌하면서 엔진 2개가 모두 꺼졌다. 새 떼가 항공기와 충돌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당시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은 메이데이를 외치며 긴급 상황을 알렸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비상착륙을 위해 관제탑과 송수신하던 그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회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공항 대신 센트럴파크 인근 허드슨 강에 비상 착수(着水)를 선택한 것이다. 2명이 다쳤지만, 승객과 승무원 5명 전원 생존. 이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2016년 개봉한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다. 설리는 기장 설렌버거의 별칭이다.
메이데이는 긴급 조난 신호다. '와서 나를 도와주세요'라는 프랑스어 브네 메데(venez m'aider)에서 유래했다. 뒷부분 메데가 영어식으로 바뀐 것이다. 영국 크로이던 공항 관제사였던 프레더릭 목퍼드가 알아듣기 쉬운 단어로 제안했다. 1923년 당시 항공 용어는 영어·프랑스어였는데, 이들 두 나라를 오가는 항공 통행량이 많다보니 비상 상황에 대처할 응급 신호가 필요했던 터였다.
함부로 남발하는 것은 금지된다. 다른 어떤 신호보다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선박·항공·차량 등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라는 말을 세 번 한다. 5월 1일 노동절을 뜻하는 '메이데이(May Day)'와 헷갈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띄어 쓰기로 알 수 있는 문자와 달리 목소리로는 구별하기 힘든 탓이다. 1927년 국제무선전신회의에서 공식 조난 신호로 채택됐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사고 당시 조종사는 메이데이를 세 차례 외쳤다. 사고 4분 전,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비상 상황 발생 과정에서다. '설리의 기적'을 바랐다.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긴급 속보를 지켜보면서다. 시기(크리스마스)와 운항 노선(방콕), 공항 등을 고려했을 때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또 다른 트라우마가 될 거란 우려 때문이었다. 세밑, 국가적 재난을 다시 경험했다. 황망함에 가슴만 먹먹하다. 시린 겨울 하늘의 별이 된 희생자들의 명복과 함께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한다.
유지호 디지털본부장 hwaone@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