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칩플레이션

@이관우 입력 2024.12.22. 13:0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저가 상품 가격이 고가 상품보다 더 크게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Cheapflation)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칩플레이션은 가격이 낮다는 의미의 '칩'(cheap)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이런 현상은 고물가 시기 저렴한 상품을 주로 소비하는 취약계층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의미로, 소득계층 간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가공식품 판매정보로 소득분위 간 실효물가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저가 상품 가격이 더욱 빠르게 상승하는 칩플레이션이 발생했다.

특히 조사 기간 동일 품목의 가격 상승률을 비교했을 때 저가(1분위) 상품 가격이 16.4% 상승한 데 비해 고가(4분위) 상품 가격은 5.6% 오르는 데 그쳤다. 저가 상품 가격이 고가 상품 대비 3배가량 많이 오른 것이다.

칩플레이션 원인은 '공급'과 '수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뉜다.

공급 측면에서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저가 상품 제조 과정에서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내산 재료보다 가격이 낮은 수입 원자재가 주로 쓰이는데, 팬데믹 이후 전쟁 등으로 수입 제조용 원재료가 크게 상승한 영향이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고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격이 좀 더 저렴한 상품으로 수요가 쏠린 점도 지목됐다.

고인플레이션 시기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전에 소비하던 상품과 비슷하지만 더 싼 상품하는 소비행태를 보인다는 얘기다.

칩플레이션 현상은 물가 상승기에 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통해 전체적으로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해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에 정부가 저가 상품의 가격 안정에 집중해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시킬 필요성도 제기됐다.

여기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불확실한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송년회 등 연말연시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골목상권이 얼어붙어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들려온다.

정부는 이처럼 정치적 불안과 고환율 등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서민을 위한 정책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주길 바란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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