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버티고 또 버텨온 모든 이들에게 12월은 '한해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시기'가 아닌 살면서 또 경험할 일이 있을까 싶은 '계엄'이라는 비상상황으로 혼란을 겪어야만 했던 '분노의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연례행사처럼 치러왔던 '송년회'또는 '망년회'가 자취를 감추는 모양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라는 전 국가적 재앙을 만나 12월을 조용히 넘겨야 했고, 코로나 19 팬더믹이 끝나자마자 찾아온 경기침체에 또 발목이 잡혀 조용한 연말을 맞이해야만 했다.
송년회는 제석(除夕)이라는 풍습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한 해의 마지막 날 섣달그믐을 제석(除夕) 또는 제야(除夜)라고 불렀다. 물론 음력을 기준으로 했기에 지금과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한 해 동안의 묵은 때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로 보면 옛 선조 들이나 우리나 같은 의미의 모임을 가져온 셈이다.
'잊을 망' 한자를 쓰는 망년회(忘年會)도 풀이하면 '한해를 잊는 모임'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올 한 해의 삶을 잊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송년회나 망년회 모두 연말을 보내는 마음가짐은 다를지라도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의미는 같다.
어쨌든 연말 모임이 많이 줄면서 연말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얇아진 지갑에 밖에서 외식을 하기보단 집에서 밥을 먹고, 술도 집에서 소비하는 이들이 많아진 데다 하 수상한 시국을 만나 몸을 사리는(?) 경우도 많아지면서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우리네 이웃인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다. 코로나라는 극한 상황도 버티고 버텨왔지만 그때보다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면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나눔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지만 이제 우리네 이웃도 함께 돌아볼 시기다. 하나둘씩 문을 닫는 동네 가게들을 보면서 아쉬워만 하지 말고 한번 나가보는 건 어떨까 싶다. 가볍게 집 앞에서 누군갈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는 그런 일상적인 삶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네 이웃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모임이 없다면 우리 모두 가족들과 한번 외식이라도 해보자.
도철원 취재1본부부장대우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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