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전통을 보존하고 느림의 미식을 실천하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은 1986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널드가 이탈리아 로마의 유서 깊은 공간인 스페인 광장에 진출하자 이에 반발해 일어난 자발적으로 일어난 움직임 이었다.
토속 농법과 종자를 찾아내 지키고, 제철 농산물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슬로푸드' 운동은 자극적이고 기름진 맛이 전통 음식과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세계로 확산됐다. 모두가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노력들인 셈이다.
최근 인류의 건강을 너머 지구의 미래를 위한 우리나라의 식품이 발굴,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내놓은 'K-퓨처푸드(한국의 지속 가능한 먹거리)'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식재료의 환경적 영향과 소비 현황, 영양적 가치를 고려해 선정한 52개의 지속 가능한 식물성 식재료가 담겼다. 무엇보다 식재료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소비 데이터와 온실가스 배출량, 토지 이용량, 물 사용량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 관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생물다양성, 영양 밀도, 한국인의 식문화 수용성, 가격 적정성 등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데 의미가 크다. 한국인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식단의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귀리와 수수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 균형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으며 대두는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고단백 식품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브로콜리와 늙은 호박은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물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환경 부담이 적은 식품으로 꼽혔다.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로 발달한 파래·톳·미역 등 해조류에 대해서는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뛰어나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식량은 일상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요소지만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WWF의 설명이다.
실제 식량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27%를, 담수의 양은 전체 70%에 달한다. 동식물 서식지 파괴에도 영향을 미쳐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이윤주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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