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20'

@최민석 입력 2024.11.03. 14:26

'20'

예술가나 창작자 한 사람이 작품을 발표하는 일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에 비유된다. 그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모든 에너지와 열정, 고뇌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창작의 일선에 있는 이들은 저마다의 고단한 노동으로 작품에 매달린다.

빈세크 반 고흐가 그랬고, 비틀스와 밥 딜런이 그랬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 11년의 침묵을 깨고 최근 새 앨범 '20'을 발표한 '가왕' 조용필이 그렇다. 지난 1일 그의 정규 20집 '20'이 발매됐다.

원래 예정보다 많이 늦었다. 지난 68년 데뷔, 음악인생 56년, 그 사이 나이도 고희를 넘었다.

조용필은 수년 전부터 발표를 예정했지만 녹음과 제작 과정에서 수백여 곡을 교체하며 고심 끝에 이제서야 세상에 나왔다. 항상 그만의 도전과 혁신, 완벽주의로 최고의 음악과 노래, 공연을 선보여 온 전례를 비춰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조용필이 음악을 시작한 것은 비틀스에 심취하면서다. 비틀스를 배출한 영국에서부터, 미국, 유럽, 한국 등 세계 각지의 대중음악 뮤지션들은 비틀스로부터 영향을 받아 음악에 발을 들여놓은 경우가 많다. 조용필도 그 지점에서 음악의 싹을 틔웠고 결국 자신의 밴드인 '위대한 탄생'과 음악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것도 이들이 동기가 됐다.

조용필은 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유명했던 이회택이 당시 매니저로 나선 점도 이채롭다. 가왕에게도 좌절의 시간은 있었다. 70년대 후반 대마추어 사건에 휘말리면서 활동이 정지됐다. 그를 다시 불러들인 것은 80년 발표된 '창밖의 여자'였다.

이후 조용필의 활동과 음악적 만개는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다. 그는 늘 한결 같았다. 음악 외에는 다른 곳에 눈을 주지 않았고 음악만 생각하고 팬들만 기다렸다. 이것이 그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수록된 7곡 중 타이틀곡은 '그래도 돼'이다. 그의 음악을 들어온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희망의 노래다. 그는 사실상 마지막 앨범이 될 것 같다며 공연과 음악여정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1집부터 '20'까지 보여준 음악의 향연은 현재 진행형이다. 조용필이 우리에게 말한다. "그래도 돼." 최민석 문화스포츠에디터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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