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흑백요리사

@도철원 입력 2024.10.06. 17:52

흑수저와 백수저.

그동안 우리 사회를 양분하는 소재로 사용됐던 '흙수저''금수저'등 계층 간 계급을 의미하는 용어와 비슷해 보이지만 최근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OTT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재야의 요리사와 유명 요리사를 나누는 명칭이다.

'흑백요리사'는 이미 큰 인기를 얻었거나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요리사들을 '백수저'로, 최근 대중들에게 인기 얻고 있는 젊은 요리사들이나 재야 요리고수 등을 '흑수저'로 나눠 대결을 펼쳐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그동안 흔히 봐왔던 '경연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해 보여준다.

하지만 화제성에서 최근 봐왔던 경연프로그램뿐만 아니라 OTT프로그램 중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단연 압도적이다.

흑수저로 나선 요리사들이 자신들의 이름대신 별명, 별칭으로 경연에 나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요리사들과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보면서, 대중들 또한 흑수저에 자신을 대입해 자신들이 승리한 것 같은 쾌감을 느끼는 것 아닌가 싶다.

거기에 요리사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음식들, 그리고 그 음식을 맛보는 심사위원의 평가를 보고 들으면서 '과연 저 음식은 어떤 맛일까' '저런 평가를 듣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등 인간의 삼대욕구인 '식욕'을 제대로 자극한 거 같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모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경연에 나섰던 요리사들의 근황이 연일 기사로 나올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경연 방식을 두고 불공정 논란이 일기도 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기도 했다.

이제 우승자만 정해지면 끝나게 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드는 건 비단 나 혼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젊은 요리사에 감정 이입을 한 이들도 있겠지만 자신이 가진 사회적 위치를 내려놓고 어찌 보면 '이겨도 그만, 지면 손해'인 상황에서도 흔쾌히 도전에 나선 대가들을 보면서 그 열정이 대단하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언제부턴가 잊고 살았던 열정이 다시금 차오르는 오늘이다. 결말도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대우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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