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빗댄 신조어가 또 등장했다. 바로 '토스트아웃'(Toast Out)이다.
토스트아웃은 빵이 까맣게 타기 직전 속까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상태를 비유한 말이다.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 상태에 빠져 모든 에너지가 방전된 '번아웃'(Burnout·탈진증후군)의 전조 증상으로, 감정적 탈진 상태라고도 불린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피로감이나 무기력함에 빠진 직장인들의 처지를 빗댄 표현이다.
번아웃은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증후군 중 하나로 정식 분류하면서 일부 유럽 국가에선 유급 병가를 허용하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토스트아웃은 아직 의학적 증상이나 정신적 질환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토스트아웃은 일상생활 속 반복되는 학업이나 업무,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번아웃은 완전 탈진 상태여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등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토스트아웃은 2~3일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토스트아웃 상태를 겪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멀쩡하다. 의욕이 없어도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층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갈색 빛으로 구워진 토스트 사진을 올리며 자신이 상태를 알린다.
짠내 나는 하루를 보낸 '햄 토스트', 체력이 떨어져 흐물흐물해진 '양상추 토스트' , 힘들어 녹아내릴 것 같은 '버터 토스트' 같은 '웃픈' 밈도 등장했다. 여기에 밤샘 업무나 학업에 몰두해도 이튿날이면 다 잊어버리는 상태를 뜻하는 '공갈빵 아웃' 같은 패러디도 생겨났다.
다행스러운 것은 번아웃에 이르기전 토스트아웃임을 스스로 알아차린 것이다.
스트레스는 그 요인을 미리 알아야 상처에 대비할 수 있다.
재독철학자 한병철은 자신의 책 '피로사회'에서 "또 다른 피로로 현재의 피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느끼는 피로를 받아들이고, 그 자체를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금의 피로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 성공을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과잉활동을 억제할 수 있어서다.
모든것이 타 재로 변하기 전,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보자.
이윤주 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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