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여름의 끝자락

@도철원 입력 2024.08.25. 17:42

모기도 입이 삐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처서 (處暑)'가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위, 아니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9월로 넘어가는 마지막 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낮 기온은 34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긴 마찬가지다.

요즘 '열대야'는 좀 덜한 것 같아서 더위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날이 줄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라고 해야 할까 싶다.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무더웠다. 매년 약속이나 한 듯 찾아왔던 '태풍'도 그렇게 체감하지 못한 데다 어디 동남아를 간 것처럼 수시로 내리는 소나기는 마치 '스콜'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히 갑자기 내린 소나기는 거의 폭우처럼 쏟아지면서 짧은 비에도 피해가 속출하는 등 올해 여름은 여러모로 역대급이다.

폭염일수 등 각종 통계에서도 역대급 폭염이었던 2018년을 능가하고 있다.

기상청통계에 따르면 최악의 여름으로 평가받던 2018년 8월 폭염일수는 14.1일이지만 올해 8월의 경우 이미 16.1일로 그 수준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8월 폭염일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6년 16.6일이라는 점에서 기록 경신은 이미 확정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9월까지 폭염이 이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올해엔 9월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은 9월 초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예상하는 등 늦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의 이런 예측이 아니더라도 몸이 느끼는 여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침마다 '체감온도 34도 이상 예상, 무더운 시간대 무리한 야외활동을 자제해 주시고, 야외활동자는 주기적으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주세요'라며 알람처럼 울리는 재난문자를 보면서 '오늘도 역시나 덥겠다'라고 생각한 일상이 언제부턴가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서나 '맴맴~'하고 우는 매미소리가 이제는 시끄럽다기보다 그냥 일상이 된 것 같다. 마치 처음부터 여름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시기적으론 분명 여름의 끝자락임이 분명한 요즘이다. 그동안 폭염에 잘 버텨왔던 만큼 남은 기간도 잘 버텨내 보자. 비록 9월까지 덥다고 하지만 언젠간 분명 이 여름도 끝날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도철원 취재1본부부장대우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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