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처서

@한경국 입력 2024.08.22. 17:32

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 22일을 기점으로 처서가 됐다.

옛말에 모기는 입이 삐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간다고 했던 그 처서다.

매해 처서 쯤 되면 무더위는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났던 기억이 난다.

이부자리는 가을에 어울리는 것으로 교체를 하고, 밤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만으로 보내기도 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제법 쌀쌀해지기도 해 긴소매 옷을 꺼내 입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명백히 처서 문턱을 밟았지만 광주·전남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아직도 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낮에는 무더운 날씨 탓에 그늘을 찾아다니기 바쁘고, 밤에는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곧 9월이 다가오는데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니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기상청도 이번주 기온이 지난주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예보해 우려가 앞선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전국 온열질환자는 3천명이나 발생한 상태다.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350여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것이다. 이 추세라면 온열질환자 440명을 기록했던 2018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온열질환자가 300명을 넘긴 해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간 연도별 광주·전남지역 온열질환자는 2019년 241명(광주 43명·전남 198명), 2020년 156명(광주 39명·전남 117명), 2021년 142명(광주 32명·전남 110명), 2022년 144명(광주 20명·전남 124명) 2023년 286명(광주 64명·전남 222명)을 기록했다.

특히 전남이 걱정이다. 전남은 최근 주춤한 광주와 달리 온열질환 환자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19일에는 완도군 신지면 한 학교 강당 옥상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 작업을 하던 30대 A씨가 온열질환 증세를 보이다 쓰러졌고, 13일에는 장성의 한 중학교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던 20대 B씨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3~35도로 매우 무덥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끔 내리는 비로는 더위가 가시지 않을 날씨다. 답이 없는 더위다. 건강에 신경써서 마지막 남은 더위를 이겨내자.

한경국 취재2본부 차장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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