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는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의 꿈의 무대다. 별칭인 '고시엔'으로 더 많이 불리는데 이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한신 고시엔 구장'인데서 온 이름이다.
각 부현의 야구하는 고등학교 1~2개교만이 모이는 경기로 일본 전국 4천여 고교 야구팀이 각 지방대회를 거치는데 선발되는 고교는 40여 곳이다. 보통 8월 초순부터 2주 동안 열리는 경기로 일본에서는 여름을 상징하는 행사로 여겨진다.
고시엔의 역사는 꽤 길다. 1915년부터 이어져 왔으니 100년은 더 된 경기다. 역사만큼이나 인기도 많다. 고시엔의 모든 본선 경기와 주요 경기는 TV로 생중계되고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람객도 상당히 많다. 지난 2006년 결승전 TV 중계는 한낮임에도 도쿄 기준 33%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야구 잘하는 선수도 주목 받지만 고시엔을 전후로 지역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다큐멘터리 등은 선수가 가진 특별한 스토리도 이목을 이끌게 만든다.
올해 고시엔에도 특별한 드라마가 나왔다. 지난 21일 준결승에서 아오모리 야마다 고교를 3-2로 역전승하며 교토국제고등학교가 결승에 진출하게 되면서다. 이 학교의 야구부는 1999년 창단했는데 이는 타 고교 야구부에 비해 한참이나 짧은 역사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함께 있는 국제학교로 전교생이 160여명 밖에 안되는 소규모 국제학교이지만 2021년 고시엔 준결승에 진출하며 눈도장을 받은 바 있다. 이후 2022년에는 본선에 진출했으나 1회전에 패했고 지난해에는 본선 진출마저 실패했다. 더욱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이 학교가 한국계 국제학교라는 점에 있다. 1947년 재일조선인들이 설립한 학교다.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들의 옛적 꿈자리'
지난 21일 일본 공영방송 NHK가 생중계한 준결승전에는 이들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졌다. 광복절을 앞두고 뉴라이트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하는가 하면 광복절엔 공영방송인 KBS가 기미가요를 수 분 노출하는 등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진 대한민국의 바깥에서, 그것도 일본 전역에 '동해'가 울려퍼지는 순간이었다.
우승을 겨루는 23일, 카타르시스를 안겨 준 이 아이들에게 이들이 원하는 결말이 펼쳐지길.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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