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는 대중적으로 매우 유명세가 있는 인물을 뜻한다. 유명세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갖췄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컨대, 방탄소년단(BTS)은 전세계, 특히 서양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확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BTS로 한국의 문화를 접하게 되고, BTS를 보기 위해 저 멀리 한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온다.
그렇기에 스타를 가지고 있다는 건 상상 이상의 파급으로 이어진다. 한국이 BTS 보유국이기 이전에 하이브가 BTS 하나만으로 세계적 엔터테인먼트사 반열에 올랐다. BTS의 존재로 하이브가 새롭게 론칭하는 그룹들은 비교적 손쉽게 스타로 거듭날 수 있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스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스타는 여러 형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스타일 수도 있고, 혹은 어느 작은 가게 하나가 될 수도 있다. 관건은 해당 스타가 가진 파급이다.
'한옥마을'은 전주를 단숨에 전국적 관광지로 올렸다. 오로지 한옥마을을 보기 위해 전주를 찾을 만하다. 체험형 설치 미술로 제작된 공중 계단인 '스페이스 워크' 효과로 중공업 단지로만 알려진 포항은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발돋움했다.
광주는 어떠한가. 일단 한 번 오면 만족도(2020년 국민여행조사)는 높지만, 그 한 번 오기가 망설여진다. 스타가 없어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단은 한 번은 가고 싶게 할만한 존재, 흔한 표현으로 '킬러 콘텐츠'가 없다.
광주는 그간 스타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고질병을 겪었다. 유니콘을 상상하고 그리기 시작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조랑말이 되곤 했다. 사공이 많아서, 예산이 부족해서, 이해관계가 얽혀서 등등 이유는 많다. 아기자기한 조랑말들은 많지만 전국에서, 세계에서 경주할 말은 없다.
천억원 단위가 투입되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신축과 제2 김대중컨벤션센터 설계 공모작이 나왔을 때 지역에서 작품에 대한 불만이 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엔 또 조랑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광주에서 '스타'라고 불릴만한 것들을 만드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옛 전방·일신방직터 개발은 충분히 스타성을 갖췄다. 초현대적 건축물, 복합쇼핑몰은 부산, 서울, 동탄 같은 다른 도시에도 많다.
그러나 옛 방직공장들로 이뤄진 역사공원과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복합쇼핑몰, 마찬가지로 '작품'으로 불릴만한 고층의 랜드마크 타워가 한 곳에 공존하는 모습은 단연코 국내에는 없고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이 또한 '조랑말'이 될 수도 있었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국내외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스타'를 만들겠다는 일념에 오랜 협상이 진행됐고, 최근 그 준비를 마쳤다. 순탄치만은 않았고 시민사회계의 아쉬운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데뷔해야지만 빛을 볼 수 있기에 광주시는 과감하게 결단하고 추진했다.
이제 또 다른 스타를 만들 시간이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 사업이다. 단순히 백화점을 확장하는 데서 끝나는 정도라면 '터미널 복합화'라는 어려운 길을 갈 필요도 없었다. 어련히 민간 사업자에게 맡겨 놓으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광주시는 전남에서, 전국에서 광주로 모이는 '관문'을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민간과 공공이 함께 작품을 만들기로 약속하는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백화점을 넘어 광주 도시의 미래상을 그려내기로 한 것이다.
광주시는 터미널을 지하화해 지상을 녹지 공원이나 광장 등과 같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 혹은 그 이상의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에 맞춰 신세계 또한 어디에 내놓아도 빛나는 스타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상상을 현실로 이뤄내는 데는 큰 노력과 돈이 든다. 신세계는 사업성을 높일 수단으로 주거·오피스를 바라고 있다. 법적인 문제는 없다. '내어줄 건 내어주고, 받을 건 받는' 협상의 문제다.
다시금 광주시의 추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