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전기차 포비아

@이관우 입력 2024.08.12. 18:05

최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EQE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났다.

아파트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대규모 정전·단수가 발생했다.

불은 약 8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 원인은 여전히 조사 중이다.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 제한 추진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으며, 언론 등을 통해 전기차 화재 대응법이 널리 퍼지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국내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환경부는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등 관련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이르면 내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기차 화재는 외부 충격과 배터리 결함, 과도한 충전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긴급회의에서는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는 '배터리 실명제'와 지상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 화재 사고가 난 벤츠 EQE350 전기차는 중국 내에서도 후발 배터리 업체인 파라시스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벤츠 측이 해당 전기차에 중국 유력 전기차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탑재했다고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과 전혀 다른 제품이다. 국내에는 파라시스사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3천여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안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정부는 전기차 제조사들이 베터리 제조사를 차량 제원 안내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전기차 제조사가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지상 전기차 주차장 또는 충전시설 확충 시 설치 비용 일부를 지급하는 내용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인 전기차 산업이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이 둔화하지 않도록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길 바란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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