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악어와 악어새의 '거짓 공생'

@이정민 입력 2024.08.08. 19:16

악어와 악어새(이집트물떼새)는 자연의 공생관계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으면 악어새가 입안으로 날아와 악어 이빨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쪼아먹는다. 그러면 악어새는 배를 채우고 악어는 이빨은 청소해 서로 공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악어의 이빨은 간격이 벌어져 있어 음식물이 끼지 않고 평생 3천개가 넘는 이빨이 빠졌다가 새로 나기 때문이다.

이 악어와 악어새의 '거짓 공생' 이야기는 역사학자 '헤로도토스'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저서에서 악어와 악어새의 모습을 공생적인 관계로 묘사하면서 현재까지 진실처럼 이어졌다는 게 유력한 추측이다.

이 같은 '거짓 공생'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벌어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 2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 선수 관리 소홀 등 문제를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해당 내용을 폭로했고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까지 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안세영은 귀국 후 "싸우려는 의도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안세영 논란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두고 봐야할 일이지만 선수와 협회가 대립한다는 점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선수와 협회는 공생관계이기 때문이다. 선수를 도와 함께 좋은 성적을 함께 내야 할 협회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거짓 공생'을 해서는 안된다.

특히 스포츠 협회 문제는 비단 배드민턴협회뿐만은 아니다. 최근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논란을 빚었던 축구협회의 '고려대 카르텔' 의혹도 마찬가지고 유도협회의 용인대, 빙상의 한국체대 등 다양한 종목에서 특정 대학, 특정 선수 밀어주기가 논란이 되곤 했다.

파리올림픽에서 역대급 성적을 내고도 배드민턴협회 논란으로 선수들과 국민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을 특정인 한명을 죄인으로 몰아 꼬리자르기식 해결을 한다면 또 반복되기 마련이다. 정부, 체육 단체, 선수 등 관련자들은 용기 있는 발언과 제보로 이같은 체육 단체 문제를 뿌리 뽑기를 기대한다. 취재1본부 이정민 차장대우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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