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휴일을 특정 날짜가 아닌 요일제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어린이날(5월 5일)과 현충일(6월 6일) 등 특정 날짜 대신 '○월 ○번째 ○요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역동 경제 로드맵'에는 이런 내용의 일·생활 균형 확보 방안이 담겼다. 역동 경제의 세 가지 축 중 하나인 공정한 기회 보장을 위해선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획일적·경직적 제도로 생산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기준 한국 임금 근로자들의 연간 근로 시간은 1천904시간으로, OECD 평균(1천719시간 대비 185시간 많았다. 노동생산성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정부는 비효율적인 공휴일제도를 개편해 연휴 효과를 극대화하고, 휴식의 효율성과 내수 진작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으로 '요일제 공휴일'을 검토 중이다.

현재 새해 첫날(1월 1일) 등은 주말과 겹치면 대체 공휴일을 지정하지 않아 해마다 공휴일 수가 달라진다. 목요일이 공휴일이면 금요일에 연차를 사용해야만 연휴를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은 월요일 공휴일 법을 통해 요일 지정 공휴일제를 확립했다.

1월 셋째 월요일인 '마틴 루서 킹 데이', 2월 셋째 월요일인 '대통령의 날', 5월 마지막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 등 특정 월(月)에는 무조건 토·일·월 사흘 연휴가 생긴다.

일본은 1월 두 번째 월요일은 '성인의 날', 9월 셋째 월요일은 '경로의 날'로 지정하는 '해피 먼데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휴식 시스템을 선진국형으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한다.

요일제 공휴일을 도입하려면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대체 공휴일 지정은 '정부 시행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대한 규정' 개정 사항이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규정이지만 일반적으로 민간 기업도 이 규정에 따라 대체 공휴일에 쉬고 있다.

장시간 일하는 문화 기반의 획일적·경직적 근무제도가 노동생산성을 충분히 끌어 올리지 못한다는 건 여러 조사와 수치로 증명된 공공연한 사실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도 이젠 노동의 질 개선 방안에 머리를 맞댈 시기다.

'충분한 휴식' 보장을 통해 근무시간에 역량 집중이 가능한 근무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