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성숙한 꿈으로 인도하는 사회

@한경국 입력 2024.07.16. 17:47

어릴 적에는 누구나 꿈을 꾼다.

그것이 좋은 꿈인지 나쁜 꿈인지 구별할 수 없을 나이에도 꿈을 품는다.

아이는 처음에는 뚜렷한 꿈을 갖지 못하다가, 주변인들을 보고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하면서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간다.

그러던 중 꿈은 현실을 만난다. 어느정도 세상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적성과 현실적인 괴리 등 앞에서 저울질을 하게 된다.

정보력의 한계, 노력의 한계, 재능의 한계, 환경의 한계, 자본의 한계 등에 부딪치며 꿈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어느새 타협하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꿈은 점점 축소되거나 뒷걸음질 치게 된다.

그러다 타인의 눈치까지 보게 된다. 자신의 꿈이 너무 초라해 보일까봐 남들이 원하는 꿈들을 쫓아 가면서 안도한다.

그렇게 꿈은 깎이고 깎여서 한줌밖에 남지 않는다.

이와 같은 꿈의 변화는 한국에서 자란 성인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어릴 적 꿈과 다른 환경,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어서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꿈꾸는 일이나 남들이 희망하는 사람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자신에 익숙해진 상태다.

사회와 환경들은 나의 꿈을 축소시키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자신의 몫이다. 성숙의 단계로 승화시킬지,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겨 변질될지는 태도에 달려있다.

그의 꿈이 성숙했는지, 변질됐는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 수 있다.

타협으로 이룬 꿈들은 파도 위 모래성처럼 흩어지지만, 반면에 성숙한 꿈은 철근과 콘크리트로 세워진 집처럼 흔들림이 적다.

싫은 것들을 피해 세워진 꿈은 외부 고통에 쉽게 꺾이지만, 단련을 통해 다듬어진 꿈은 마찰을 유연하게 넘기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또 꿈을 이루기 위해 보내왔던 시간과 과정 등 추억들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리라 본다.

크던 작던 꿈은 소중하다. 철없던 시절 꿈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한때를 살아가는 의미가 될 정도다.

그 꿈이 어떻게 다듬어지느냐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가 갖춰지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또 성숙한 꿈을 그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꿈이 다듬어지는 과정이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한경국 취재2본부 차장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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