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서민음식 '金겹살'

@이정민 입력 2024.06.13. 18:14

최근 들어 등골이 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아이 둘을 키우는 부모라서이기도 하지만 주된 원인은 급격히 오르고 있는 물가 때문인 것 같다.

그중에서도 얼마전 이슈가 된 게 삼겹살 가격이다.

서울 기준 삼겹살 외식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2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삼겹살 1인분 가격은 2만83원으로 4월 1만9천981원에서 102원(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 200g 외식 가격은 2017년 11월 처음 1만6천원을 넘었고, 2021년 9월 1만7천원대, 2022년 7월 1만8천원대, 지난해 12월부터 1만9천원대를 이어왔다.

지난 2021년 5월 가격 1만6천581원에 비하면 3년만에 3천500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서민 음식이라고 불렸던 삼겹살이 이제는 더이상 서민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

습관처럼 후배나 선배들에게 했던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라는 말도 이제는 쉽게 뱉을 수 없게 됐다. 주류값도 수년전에 비하면 훌쩍 올라 한병당 5천원이 됐다.

이 때문에 통상 4인 기준 회식을 하면 삼겹살 4인분에 8만원, 주류 4병에 2만원 등 총 10만원이 된다. 배불리 먹지 않아도 기본 10만원인 셈이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1인분에 200g 하던 삼겹살이 요즘은 180g이 기본. 심한 곳은 더 낮은 곳도 있다. 필자가 이른바 '헤비이터'라서가 아니다. 건장한 남자 1명이 2~3인분을 먹게 된다면 회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물론 앞서 말한 기준은 서울이다. 하지만 광주도 못지않다. 필자가 자주 찾는 동네 고깃집에서도 삼겹살 1인분(180g)에 1만6천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치솟은 물가로 인해 '회식'은 언감생심 꺼내기 힘든 말이 됐다. 건강을 챙기게 돼서 감사해야 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다만 회식뿐만 아니라 가족끼리 외식도 부담스럽게 된 것은 함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쏟아내고 있는 정책들은 삼겹살 가격만 봐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부와 국회는 여·야간 정쟁을 멈추고 하루빨리 민생을 살펴야 한다. 취재1본부 이정민 차장대우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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