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오뉴월 더위

@김현주 입력 2024.06.09. 16:17

'오뉴월 더위에는 염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말이 있다.

음력 오뉴월에 단단한 염소 뿔이 물렁물렁해져 빠질 지경이라는 뜻으로 오뉴월 더위가 얼마나 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음력 5월에 접어들자마자 듣기만 해도 두려운 폭염 예보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월요일인 10일부터 이번 주 대부분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 낮 최고기온은 30~31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나마 광주·전남은 참을 수 있는 수치다. 경상권 내륙은 33도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셈이다.

여기에 암울한 기후변화 전망까지 더해졌다. 세계기상기구(WMO)가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 중 한해라도 연평균 지구 표면 근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도 이상 높을 확률이 80%라고 밝혔다. 이는 지구 온도가 일시적으로 산업화 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는 '오버슈트'가 곧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 단위가 아닌 최근 1년을 기준으로 하면 오버슈트는 이미 나타난 셈이다.

실제 지난해 2월에서 올해 1월까지 12개월 평균 지구 온도가 처음 산업화 전보다 1.5도 이상 높았고 지난달까지 12개월 평균도 산업화 전을 1.63도 웃돌았다.

올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무더운 이유가 이 때문은 아닌지 걱정되는 대목이다.

국제 사회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을 지구 연평균 기온 상승 폭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지구 열 식히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국가적, 세계적 대응을 논하기에 앞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하는 이유다.

올 초 새하얀 북극곰 한 마리가 작은 얼음덩이 위에서 자는 사진을 본 적 있다.

이 작품은 영국의 아마추어 사진가인 니마 사리카니의 '얼음 침대(Ice Bed)'라는 작품으로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이 2023년 선정한 '올해의 야생 사진상'이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 지구적 작은 실천들이 모여 사진 속 북극곰이 가족을 이뤄 넓은 빙하 위를 뛰어다니는 그날이 오길 바라본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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