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문신 국민재판

@이윤주 입력 2024.05.15. 18:43

문신(文身)은 살갗을 바늘로 찔러서 먹물 등의 물감으로 그림이나 글씨 등의 무늬를 새기는 것을 뜻한다. 요즘은 영어인 타투(Tattoo)로도 많이 불린다.

문신은 선사시대 벽화에도 등장했으며, 기원전 2천년 이집트 미라에도 문신 자국이 있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아주 오래된 행위다. 주술적·종교적 행위들이 주를 이뤘으며, 신분이나 계급을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했다. 때로는 죄인들에게 형벌로 새겨 넣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신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야만인의 풍속이라 여기는 유교문화권의 영향도 있었지만, 온몸을 용이나 호랑이로 뒤덮은 조폭들의 전유물처럼 자리잡고 있었던 것도 이유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채용 여부에 영향을 미치며, 지난 2020년 병역법 개정 전에는 몸에 일정 비율의 문신이 있는 경우 현역병에서 제외될 만큼 사회적으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변화도 적지 않아 언제가부터 패션의 일부가 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어깨나 손목, 발 등에 작은 문양을 새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고, 과거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진 눈썹이나 아이라인 등 반영구화장은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대중화됐다.

이처럼 생활속에 자리잡은 문신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본 대법원판결 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지금까지 불법이다. 현행법상 비의료인이 반영구·문신 시술을 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돈을 벌기 위해 문신 시술을 하게 되면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가중처벌로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정치권에서도 법제화를 추진해왔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적지 않아 합법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비의료인의 눈썹 문신 시술 적법성을 두고 전국에서 처음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재판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국반영구화장사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반영구 화장 업계 종사자는 약 60만명,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됐다. 미용업소에서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한 인구를 약 1천700만명에 이른다.

세상과 엇나가는 법에 매달려 수많은 이들을 범법자로 낙인찍는 일을 멈춰야 한다. 시대 흐름에 맞춰 적법한 틀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윤주 지역사화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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