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충장로, 주차장 그리고 건물주

@이삼섭 입력 2024.05.10. 16:34

충장로는 광주를 넘어 호남을 상징하는 번화가다. 그런 충장로에서 주차타워 요구가 거세다. 그것도 '무료 수준'의 공영주차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주차타워가 방문객 편의를 넘어 충장로를 살릴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해서 방문객들이 오질 않는다는 논리다. 2천여 개에 육박하는 점포가 모인 충장로 정도 되는 곳이 대형 주차장이 없어서 침체되고 있다는 주장에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주차장이 없다는 말은 더욱 납득할 수 없다.

무등일보가 최근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충장로1~5가 내 100면이 넘는 민영주차장만 하더라도 3곳(651면)에 100면 미만 중·소규모 민영주차장이 다수 있다. 비교적 가까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 하나로도 1천 면이 넘는다.

그렇게 주차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정작 충장로에 가보면 주차장 안은 텅텅 비어있다. 온 거리는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가득 차 있는데도 말이다. 평균 시간당 2천~4천원 하는 민영주차장은 됐으니, '무료 수준'의 공영주차장을 지어달라는 뜻이다.

1차적으로는 방문객들이 주차료 내기 아깝다는 것이다. 2차적으로는 상인들이 고객들에 주차료를 지급하기 싫다는 뜻이기도 하다. 본질적으론 건물주들이 자체 주차장 마련에 돈 쓰기 싫다는 것이다.

더 본질적으로 생각해보자. 주차장은 공공재인가? 그렇다고 치자면 그럼 자가용 차량은 공공재인가? 당연히 공공재가 아니다. 그런데 왜 공공시설도 아닌 곳에 세금을 들여 지어야 하나. 그것도 1면에 1억 넘게 들여서 말이다. 올해 1월 완공된 동천동 공영주차장(주차타워)은 44면에 54억원을 들였다.

충장로뿐이랴. 여기저기서 골목 상권이건 전통시장이건 어디건 세금으로 주차장 지어달라고 핏대를 세운다. 정치인들을 압박하고 관공서에 민원 넣는 데 열심이다. 누구를 위해서?

방문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상인들, 더 정확히는 상가 소유주들이 주차장을 지어야 한다. 주차장을 지음으로써 결국 건물의 재산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주차장이 없어서 침체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상가 공실률이 심각하다면 상가 소유주들이 주차장을 지어 건물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순리가 아니던가.

주차장은 공공재가 아니다. 그저 영업 활동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주차장을 짓는 게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방문객일까 상인일까? 어쩌면 건물주의 재산 가치만 높여주는 꼴이 아닌지 우려된다.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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