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쇼츠를 대하는 자세

@김현주 입력 2023.09.19. 17:57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 '쇼츠(Shorts)'가 대세다. 쇼츠는 짧게는 10초에서 길게는 10분 이상의 비교적 짧은 길이의 동영상이다.

가로 동영상 대비 더 빨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부터 쇼츠를 통해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면서 콘텐츠 창작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조회수를 끌어내려는 노력이 분주하다.

이런 노력이 먹혔을까.

자투리 시간에 TV나 책을 보면서 여유를 즐기는 대신 쇼츠를 넘기는 것으로 시간을 때우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잠들기 전 잠깐 보자 하고 유튜브를 켰다가 2~3시간을 훌쩍 넘긴 일이 적지 않다. 언제든 터치 한 번으로 켜고 끌 수 있으며 특별한 힘을 들이지 않고 방대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최근 이런 '짧은 소비'에 '긴 고민'이 필요한 계기가 생겼다.

우연히 접한 축구 관련 영상이 시작이었다. 처음 접한 영상은 한국 선수들을 깎아내리는 중국, 일본 기자에게 일침을 날리는 외국 감독의 인터뷰였다. 부끄럽게도 해당 영상을 보면서 진위에 대한 고민을 한 적도, 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을 느낀 적도 없었다. 오히려 애국심을 자극하는 관련 영상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봤다. 영상을 볼수록 해외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에 뿌듯함을 느꼈으며 반면 무례한 질문을 던진 기자들의 나라에 대한 적대감은 커졌다.

며칠 뒤 프랑스 유명 축구 선수 킬리안 음바페가 이강인 선수의 파리 생제르맹 이적을 지지하는 영상이 AI(인공지능) 음성을 입힌 가짜 영상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해당 영상뿐 아니라 여러 차례 즐겨 찾아봤던 축구 관련 영상들의 모두 가짜였기 때문이다. 뉴스를 접한 뒤 다시 영상을 봤을 때 충격은 더 컸다.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가짜 영상임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조악한 구성이었는데도 여과 없이 콘텐츠를 습득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손가락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무한히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콘텐츠 선택은 오롯이 개인의 영역이다.

누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든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소위 말하는 조회수 빨아먹기 같은 가짜 영상을 구분할 수 있는 견식을 넓히는 자세는 필요할 듯 싶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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