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색 담은 전남 축제들 도시 미래 성장동력으로"

입력 2023.07.25. 18:31 선정태 기자
관광, 지역 경쟁력 씨앗으로 <중>잘 키운 축제는 효자
'나비' 하나로 대박난 함평부터
'퍼플섬' 마케팅 성공한 신안군
사계절 축제 발길 줄잇는 강진
'굴뚝없는 산업'으로 수익 창출
함평나비축제. 무등일보DB

한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자원과 특징은 해당 지역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런 자신만의 매력을 축제로 승화시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만드는 마케팅에 활용해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바탕으로 삼는다. 잘 키운 축제 하나로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 되면 '굴뚝없는 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결과로 이어진다. 전남의 많은 지자체도 자신만의 장점을 살린 축제를 키워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찾게하면서 도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비를 주제로 한 함평 나비축제, 보라색을 주제로, 다양한 꽃축제를 진행하는 신안군, 도자기 축제를 비롯해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강진군 등이 대표적이다. 봄의 전령이라 할 수 있는 매화와 산수유를 축제로 연결시킨 광양시와 구례군, 녹차와 판소리로 전국적 유명세를 높이고 있는 보성군 등 전남 22개 시군 대부분이 축제와 관광 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 나비 하나로 '대박'난 함평 나비축제

1999년부터 시작,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함평군의 나비축제는 나비 하나로 대박이 난 축제다. '나비=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전국의 수많은 축제 중 '나비'라는 테마는 함평에서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차별화되고 긴 시간 주제를 유지하는 일관성 있는 테마 선정을 들 수 있다.

20종 25만 마리의 나비를 구경하려는 전국 관광객들이 축제에 몰리며 올해에만 15만명이 찾았다. 이를 통한 입장료 판매액은 약 5억8천500만원을 기록했고, 군민이 참여한 농·특산물 판매장은 1억6천600만원의 수익을 거뒀으며, 각종 판매장과 음식점 매출은 3억8천여만원, 부스 임대료 수익은 3천만원 등을 기록하며 총 4억여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 해에는 16만명 이상이 다녀가면서 입장료 수입만 7억원을 넘겼고, 농·특산물 판매 1억7천만원을 포함해 각종 판매장 매출과 부스 임대료 수입 등을 합하면 7억6천700여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019년 4월 열린 함평나비축제에서는 3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 9억 5500만 원의 입장료 수입과 10억원의 일반 판매장 수입을 올리는 등 매년 축제가 항상 흥행을 거두고 했다.

나비축제가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에는 '나비'라는 주제가 축제로 직관적이고 쉽게 형상화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설득력을 높였다는 점이 주효했다. 또 체험 프로그램을 주민들과 지역단체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한 점에서 적극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점도 축제의 성공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여기에 함평천과 자연생태공원을 중심으로 축제 주제에 맞는 공간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것도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함평군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1급 동물 황금박쥐를 금으로 만든 황금박쥐상도 나비축제 흥행에 일조했다.

강진청자축제. 무등일보DB

◆ 사계절 축제의 고장 '강진'

강진군은 다양한 축제를 1년 내내 개최하며 축제의 고장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올해 축제의 시작을 알린 청자축제는 여름과 겨울에 개최해 오다 봄방학이 있는 2월 말로 변경해 강진 인구의 세배가 넘는 10만6천여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흙 사람, 그리고 불'을 테마로 열린 지난 강진청자축제는 '청자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눈썰매와 짚라인 등 6개 분야 44개 단위 행사를 준비해 강진에 대한 학습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개한 금곡사 벚꽃 삼십리길의 강력한 흥행 요소를 갖춘 금곡사 벚꽃축제와 함께, 재 넘어 병영면에서 동시에 열린 전라병영성축제는 당초 따로 개최하던 것을 함께 열어 두 축제에 누적 9만여 명이 찾으며,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전라병영성축제는 옛 조선 육군의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라병마절도사 입성식과 탱크 전시, 활쏘기 체험 등 어린이들에 특화된 체험을 선보이며,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본격적인 춘사월에 열린 월출산 봄소풍축제는 10만 평 규모의 녹차밭에 조선 3대 정원 중 하나인 백운동 원림, 자연이 빚어낸 월출산 경포대를 무대 삼아 그림 같은 풍경 속 힐링을 선사했다.

봄소풍 축제의 '어느 봄날의 브런치'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에서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또다시 성공의 기록을 추가했다.

시즌 1을 끝낸 병영불금불파는 인구 1천600명의 작은 병영면에 주말이면 평균 1천명의 관광객들이 몰리며, 생활인구 유입과 함께 경제 활성화의 큰 바람을 일으켰다. 5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약 8천명이 방문했다. 불금불파는 7·8월 두 달간의 휴지기를 갖고, 가을에 시즌2로 관광객들을 다시 만날 예정이다.

올해 첫선을 보인 '강진 수국길축제'는 이틀간 1만6천여명이 방문했고, 흔치 않은 수국앞에서의 웨딩 촬영은 젊은 연인부터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큰 인기를 모으며 보는 이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했다.

7월1일 현재 총 10회에 걸쳐 열린 마량놀토수산시장에는 총 2만7천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수산물 코너(7곳)와 건어물(2곳), 길거리 음식(5곳), 음식동(4곳), 할머니 장터(10곳)를 모두 합쳐, 총 1억 1천만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량놀토수산시장은 지난 2015년 개장 이후 2022년까지 98만여명 이상이 방문하며 총매출액 약 98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4월22일 개장식을 시작으로 10월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30회 운영된다.

이처럼 강진군은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관광객 유입을 위해 '사시사철 축제가 끊이지 않는 도시'로의 변모하고 있다.

컬러마케팅에 성공한 신안. 무등일보DB

◆ 1년 내내 꽃·수산물 축제 풍성한 신안군

신안군은 컬러 마케팅과 꽃축제를 연결, 컬러마케팅으로 CNN이나 폭스뉴스 등에 소개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반월도의 '퍼플섬'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2021~2022년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안군은 섬마다 저마다의 컬러를 설정해 마케팅과 축제에 활용하고 있다. 반월도는 라벤더·자목련·수국, 마을 지붕, 작은 창고의 벽, 앞치마와 식기 및 커피잔까지 보라색으로 만들었고, 지도읍은 마을 지붕 전체가 노란색이다. 이를 수선화와 연결시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도초도의 컬러는 코발트 블루. 도초도 곳곳에 200만송이 이상의 수국을 심고 축제가 없는 여름에 개최하고 있다.

병풍도의 컬러는 백·홍·황 삼색이다. 병풍도 12만여㎡ 부지에 맨드라미를 심어 전국에서 가장 넓은 맨드라미 섬으로 탈바꿈시켰다. 9월이면 신안군 증도의 작은 섬 병풍도가 온통 맨드라미 꽃으로 형형색색 물든다. 46품종 200만 본의 맨드라미가 화려하게 핀다.

신안군의 봄꽃축제는 3월30~4월9일까지 개최된 선도 수선화축제, 4월7~16일까지 열린 임자도의 튤립 축제, 4월14~23일까지 자은도의 새우난축제다.

여름 꽃축제는 오는 16~25일까지 열리는 도초도 섬수국축제, 7월7~16일까지 열리는 홍도 원추리축제, 7월7~16일까지 열리는 압해도의 크로코스미아축제로 이어진다. 가을에는 9월22~10월9일까지 반월.박지도에서 열리는 퍼플섬 아스타축제, 10월5~14일 병풍도 맨드라미축제가 준비돼 있다 겨울에는 12월9~이듬해 1월말까지 아기동백을 중심으로 겨울 수목원과 온실, 분재원에서 꽃과 나무를 감상하는 섬겨울꽃축제가 있다.

신안군은 수산물이 많이 나는 지역답게, 지역민의 수익과 직결되는 수산물 축제도 사시사철 다양하다.

봄에는 도초도 간재미축제와 흑산도 홍도축제, 여름에는 임자도 강달어축제, 지도 병어축제, 증도 밴댕이축제, 임자도 민어축제가, 가을에는 안좌도 왕새우축제, 홍도 볼불락축제, 흑산도 우럭축제, 겨울에는 압해도 낙지축제, 지도 새우젓축제도 열린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신안군의 관광객 수는 2018년 470만명에서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하면서 65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580만명으로 주춤했지만, 2021년 670만명으로 회복했고, 지난해에는 700만명을 넘어섰다. 엔데믹인 올해는 800만명을 넘어서 1천만명까지 기대하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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