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빛나는 연꽃의 고장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밖을 나가려면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해서 조심스러워진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며 일상에서 자연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 요즘이다. 그 지겹던 일상을 벗어나 자연에서 하루를 재미나게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자연이 주는 선물을 보고 느끼고 즐기고 싶다면 이곳들을 추천한다. 넓디넓은 저수지에 고고하게 핀 연꽃을 볼 수 있는 무안회산백련지와 광활한 갯벌에서 추억도 쌓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무안황토갯벌랜드를 소개한다.
무안회산백련지
호수 수놓은 연꽃 눈이 즐겁다
저수지나 연못에 보면 넓은 잎들과 하얀 꽃들이 가득한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꽃들은 뭐였을까. 바로 여름의 대표 꽃인 연꽃이다. 연꽃은 진흙탕 물 사이에서 하얗고 올곧게 펴며 7월부터 9월까지 잎사귀 아래서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아름다운 연꽃을 자세히 보고 싶다면 무안 일로읍 회산백련지를 추천한다. 회산백련지에선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내 인생의 화양연화! 다시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연꽃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 등을 통해 알아볼 좋은 기회다.
이번 축제는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시작은 눈으로 즐긴다.
회산백련지에선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꽃과 수련, 홍련, 애기수련을 볼 수 있고, 연꽃 말고도 백일홍, 장미, 수국 등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꽃동산이 조성돼 있어 사계절을 즐길 수 있다.
눈으로 축제를 즐겼다면 두 번째는 촉각이다.
회산백련지는 연꽃 말고도 여러 즐길 거리가 많다. 넓은 저수지에서 연꽃과 함께 눈으로 보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캠핑과, 야외 물놀이, 동물농장 등이 있어 좋다.
오토캠핑장은 취사장, 바비큐장 등 여러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캠핑을 즐기기에 딱 좋다. 야외물놀이장은 파도풀과 유아풀, 그늘시설 등이 있어 다른 워터파크 못지않게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무다.
이외에도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있다. 멀리서만 봤던 연꽃을 눈앞에서 보는 신비의 연꽃길 보트 탐사,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연빛달빛야행, 연꽃으로 만든 연차 시음, 무안 양파를 이용한 천연염색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또 어두컴컴한 밤하늘을 밝게 비춰줄 500대의 드론이 '무안으로 떠나는 행복여행'을 주제로 목·토·일요일에 달빛드론쇼를 진행한다.
세 번째로 후각과 미각이다. 온몸으로 연꽃축제를 즐겼다면 이제 맛과 향으로 즐겨볼 차례다. 백련지 입구에 있는 향토음식관에는 무안의 특산물인 연, 양파, 고구마 등을 활용한 양파함박스테이크나 삼색떡볶이 등을 맛볼 수 있다. 22일에는 무안 기내식을 주제로 무안전국요리경연대회도 진행한다.
무안황토갯벌랜드
바다 내음에 질퍽한 갯벌 '감각 총동원'
연꽃축제를 즐기고 아쉬움이 가득하다면 갯벌에서 노는 것은 어떨까. 무안에는 갯벌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운영 중이다. 무안 해제면에 있는 무안황토갯벌랜드는 넓은 생태공원과 갯벌체험장, 생태갯벌과학관이 있어 아이와 함께 갯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좋은 기회다.
'검은 비단'이라 불리며 갯벌 특유의 아름다움과 생물의 다양성을 지닌 무안 갯벌은 갯벌습지보호지역 1호, 람사르 습지 1천732호이자 전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먼저 무안갯벌과학관은 갯벌에서 살고 있는 500여점의 생물표본과 갯벌의 상징조형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 말고도 여러 체험시설도 준비돼 있다.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디지털수족관, 드론타고 갯벌로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 아이와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 오감 만족하며 체험할 수 있는 촉감체험실, 뛰어놀 수 있는 갯벌키즈놀이터 등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외에도 물때 시간을 잘 맞춘다면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해상안전체험관은 해상재난, 안전사고 등 물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안전체험관이다. 해양안전체험관은 신선한 체험들이 있어 좋다. 구명함 시뮬레이터를 타고 몸으로 느끼며 VR영상관과 침수차량에서 탈출해보는 XR침수차량 체험장, 골든타임 10분 내 선실을 탈출할 수 있는 선박사고 체험장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체험 비용은 무료지만 만 5세부터 이용 가능해 홈페이지나 전화로 체험 이틀 전에 신청해야 한다.
이 외에도 무안황토갯벌랜드에는 쉴 수 있는 오토캠핑장과 숙박시설 등이 갖춰져 숙박도 할 수 있으며 방문객들의 쾌적함을 위한 황토찜질방도 운영하고 있다. 또 산책할 수 있는 탐방로와 놀이터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무안 갯벌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갯벌랜드를 탐방하는 것도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21일부터 8월20일까지 물놀이장도 운영하고 있어 덥고 습한 여름날 방문해 보는 것도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매주 월요일 휴무.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광주시립창극단 '정년이'가 들려주는 휴먼 드라마 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 "남장은 물론이고, 1인 9역까지 해봤던 적도 있어요.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되는게 힘들지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창극 무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 사람으로 살아보겠어요."한국전쟁 후 여성 국극단을 배경으로 단원들의 경쟁과 우정을 그려내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정년이'의 흥행 여파로 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광주시립창극단 단원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 창악부 김정미 단원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적벽가의 '군사', 흥보가의 '놀부처'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 속 국극단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김씨는 드라마를 감상하며 공연 장면의 높은 싱크로율에 특히 놀랐다고 한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진짜 창극 무대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정년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다른 단원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력을 떠나 창극은 함께 만드는 무대라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한데, 연습에 자주 늦으면 주연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그는 고등학생 시절 처음 판소리를 접하고 우리 음악에 매료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창극 무대에 서며 느꼈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에 살아볼 수 없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창극의 장점을 설명했다. 창극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정년이'를 통해서였다.그는 "지금까지는 창극을 하며 '소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며 "창극은 소리, 연기, 몸짓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몰입이 깨지는데, 드라마 속 '문옥경'이라는 캐릭터의 연기력이 출중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광주시립창극단에서 25년여간 함께해 온 방윤수 차석단원 역시 드라마 덕분에 젊은 사람들까지 창극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정년이 효과'를 전했다. 그는 “고흥 출신 선배께서 어릴적 여성국극단을 보셨을 때 당시 국극단원들의 의상이 일반 가수보다도 훨씬 화려했고 인기도 많았다고 얘기해주셨던 적이 있다”며 “고등학생인 딸도 ‘정년이’를 보고 창극이 정말 저렇게 인기가 많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창극단원들이 정기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서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의 연습 기간을 갖는다. 60여 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가 돼 호흡하기 위해서는 동선 하나하나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광주시립창극단의 '여울물 소리' 공연 모습하지만 그는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작품성이 뛰어난 무대들이 줄어들며 창극이 점점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씨는 "마당판에서 벌어졌던 판소리가 각각의 배역으로 나뉘어 창극으로 발전했고, 매체가 들어오며 창극이 쇠퇴할 때 새로운 바람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국극이 유행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창극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광주시립창극단의 '천변만화' 공연 모습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6월 1일 광주시립국극단으로 창단해 2018년 광주시립창극단으로 개명했다. 창단 이래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등 전통 창극을 비롯해 쑥대머리, 의병장 고경명, 안중근 등 다양한 창극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 '송년 국악 한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여 년 만에 여성 단원이 이몽룡과 방자 역을 열연하는 '단막 창극 광한루'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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