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3년만의 대축제···충장로 '꽉' 찼다

입력 2022.10.16. 16:32 안혜림 기자
수천명 쏟아져나오고 전역 음악소리
상가골목도 인파 스며들어 '성황'
인파 빠진 거리에는 쓰레기 '가득'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 세번째 날인 15일 밤 9시께 시민들이 금남로 거리에서 외국인들의 서커스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충장로 거리가 3년 만에 되살아난 기분입니다."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 셋째 날인 지난 15일 충장로 거리는 밤늦은 시간까지 음악 소리와 인파가 잦아들지 않고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일대.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김정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한 초대 가수들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와 충장·금남로 전역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또 축제를 즐기러 온 수천명의 시민들은 저마다 솜사탕·닭꼬치 등 음식을 한 손에 들고 '차 없는 거리'를 거닐었다.

금발의 외국인 한명은 거리 전일빌딩 앞 도로에 플라스틱 페인트통을 내려놓고 털썩 주저앉아 드럼 스틱으로 두들기기 시작했다. 흥겨운 리듬이 들려오자 순식간에 이 외국인의 주위로 1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환호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금남로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 팀이 서커스 공연을 선보였고, 대학생 두명의 듀엣무대도 동시에 진행되기도 했다. 충장로 상가에서는 화가들이 이젤을 펼치고 '거리 초상화' 그리기에 몰두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위로는 세계 각국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가가 운영됐다. 각자 자기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은 외국인들은 서툰 한국말로 행인들에게 음식을 권했다.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 세번째 날인 15일 오후 8시께 시민들이 5·18민주광장에서 '김정호 뮤직페스티벌'을 관람하고 있다.

상가 골목 곳곳으로 인파가 몰려들어 식당과 카페 등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에 상인들도 콧노래를 부르며 손님맞이에 나섰다.

특히 이곳 상인들은 '충장축제 기념 할인', '축제 맞이 특별 행사' 등 안내문을 붙이고 자정까지 연장 영업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손모(52)씨는 "축제기간 동안 손님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며 "3일 내내 늦게까지 일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가게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만큼 힘들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충장 축제로 인해 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지만,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넘쳐나 '시민 의식' 부재와 행정 당국의 대처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 세번째 날인 15일 오후 9시께 충장로 상가골목에 일회용품 쓰레기가 쌓여있다.

실제 축제에서는 비닐봉투, 종이컵, 나무젓가락, 나무꼬치 등 많은 일회용품들이 사용됐다. 많은 공연자들은 길거리 공연 도중 종이 꽃가루나 카드를 흩뿌리고 나서 수거하지 않았다. 또, 먹거리 부스 운영자들은 모든 음식을 종이 그릇에 담아 판매하면서도 쓰레기통 하나 설치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음식·음료를 들고 다니다가 쓰레기는 조형물이나 도로 한켠에 버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자정을 앞두고 인파가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충장로 거리는 일회용 컵이 나뒹굴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 세번째 날인 15일 오후 7시30분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옆 음식부스 한쪽에 일회용품 쓰레기가 쌓여있다.

상인 임모(41)씨는 "시민의식과 구청의 준비가 부족해서 생긴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묵묵히 쓰레기를 주워담았다.

이와 관련 동구 관계자는 "쓰레기통 설치 수는 다소 부족하지만, 거리 곳곳에 쓰레기봉투를 비치해뒀다"며 "발생한 쓰레기를 제때 수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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