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창·튼튼한 방패' 공수조화 완벽…시설·투자는 아쉬움

입력 2023.12.07. 16:56 이재혁 기자
[2023년 광주FC 결산 下]
‘닥공축구’ 위력 발휘...슈팅 3위 드리블 1위 올라
수비 최소 실점 1위...김경민 무실점 경기 리그 2위
훈련장 마땅치 않고 운영비 부족해 활약 재현 물음표
프로축구 광주FC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에 성공했다. 광주FC 제공.

이정효 감독의 지도 하에 프로축구 광주FC의 경기력은 일취월장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베테랑들의 분전 등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광주는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이정효 감독의 축구로 표방되는 '닥공 축구'는 지표상으로도 그 위력이 확연히 드러났다.

공격지표에서 볼 점유율 2위(평균 56%), 드리블 1위(130개), 슈팅 3위(465개), 유효슈팅 4위(172개) 등 리그 최상위권을 기록했고, 공격진영 패스도 (3천119개·3위)로 활발히 이뤄졌다.

유기적인 플레이 속에 아사니(7골), 이건희(5골)가 새로이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아사니는 2022년까지 광주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로 이적한 헤이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주의 공격이 무서웠던 것은 30여 명의 플레이어 중 20명이 골 맛을 보며 고른 득점 분포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득점이 누구 한 명에게 치중되지 않으면서도 리그 최다 득점 5위(47골)에 올랐다. 공격을 뒷받침하며 중원에 나섰던 두현석과 정호연은 각각 7도움과 4도움으로 활발한 활약을 보였다.

광주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시즌 내내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를 펼친 광주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35실점만을 허용했다.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수비수 안영규는 리그MVP 후보로 올랐고 같은 포지션의 이순민은 클린스만호에도 차출됐다. 주전 수문장으로 나섰던 김경민은 12번의 무실점 경기를 만들며 해당 부문 리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지표상으로도 광주의 수비는 바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이처럼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단의 활약이 어우러져 광주는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시민구단'인 광주가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설과 투자에서 타 기업구단들과 비교해 확연히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광주는 제대로 된 훈련구장이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광주는 광주축구센터를 선수단 훈련에 이용해왔다.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각 1면으로 구성된 축구센터는 배수에 문제가 있어 물이 빠지지 않아 잔디가 썩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는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축구전용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축구전용구장은 경기 직전 잔디보호를 위해 사용이 불가하다. 이런 이유로 월드컵 경기장이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월드컵 경기장 역시 광주시청 육상팀이 사용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훈련 차질이 생기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광주시가 축구센터의 부실 공사를 확인했고 올해 안에 재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공사는 내년 5월께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동안 사용할 훈련장이 필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투자'다. 광주는 K리그 구단 중에서도 선수단 연봉과 구단 운영비가 가장 적은 구단 중 하나다. 3위를 기록한 만큼 선수단의 연봉인상요인이 확실한 가운데 이들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없다면 애써 키운 우수한 선수들의 타 팀 이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정효 감독은 "내년이 위기"라며 "선수들에 대한 타 팀의 스카웃 문의가 올 것이다. 선수를 지키느냐 못지키느냐의 문제가 시작됐다. 내년이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올 시즌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악조건을 극복하고 광주가 내년에도 이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광주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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