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승 11무 11패 승점59점 ‘역대 최고성적’
경기장서는 호랑이, 경기장 밖서는 아버지
선수단, “발전하도록 도움줘…최고의 감독”
“더 높은 곳 목표…3위로 만족 않을 것”
프로축구 광주FC가 2023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광주는 지난 2022년 K리그2에서 우승을 일구며 화려하게 K리그1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승격팀과 전력에서의 한계로 인해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변방의 팀'에 머물렀다.
하지만 광주는 이정효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단의 분전으로 정규시즌 3위라는 최상의 결과를 일궈냈다. 또 'K리그1 유일 전 구단 상대 승리', '창단 최다 승점', '파이널 A진출' '아시아 무대 진출'등의 결과도 함께 얻어내며 무풍의 K리그에 태풍을 몰고왔다.
올 시즌 광주의 활약상을 2회에 걸쳐 되돌아 본다.
이정효 감독은 2022년을 앞두고 광주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광주는 K리그1에서 강등을 당했고 주축 선수들이 떠나며 흔들리고 있었다.
어수선한 팀을 빠르게 재정비한 이 감독은 K리그2 우승을 일궈냈고 광주를 K리그1으로 1년만에 복귀시키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광주만의 색깔을 내겠다. 소신을 꺾지 않고 우리 색깔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각오다. 잔류가 목표가 아니다. 개막전부터 광주의 축구가 어떤지 알리겠다"며 당당히 외쳤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과 빈약한 훈련장, 얇은 선수층을 가진 광주를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K리그2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을지라도 자금력과 선수단의 수준이 다른 K리그1에서는 우물 안의 태풍 정도로 느껴졌다.
절치부심한 광주는 초반부터 강하게 스퍼트를 냈다. 리그 개막전에서 수원삼성을 1-0으로 꺾은 광주는 3월(1승 2패), 4월(2승 3패 1무), 5월(1승 2패 2무) 등으로 꾸준히 승점을 적립했다. 시즌이 진행되며 지쳐갈 6월 무렵 광주는 더욱 힘을 냈다. 6월 한 달간 3승 1무를 기록한 광주는 7월 1승 3무 1패를 기록했고 8월에도 2승 2무로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 높게 비행했다.
결국 9월 서울FC를 1-0으로 꺾으며 구단 최다 승점을 경신했다. 광주의 시즌 최종 성적은 올 시즌 16승 11무 11패(승점 59)이다.
시민구단의 열악한 상황에서 감독의 지도력이 큰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감독 스스로도 "올해 광주의 돌풍은 저 때문이다. 당당하게 이야기하겠다"며 "선수들이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K리그2에서 펼쳤던 이른바 '닥공축구'를 무대를 옮겨서도 계속 펼쳤다. 그러면서도 최소 실점 1위(35점)에 올랐을 만큼 후방도 탄탄하게 구축했다. 훈련을 통해 선수단에 본인의 축구를 주입시켰고 작전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강한 질책도 가했다. 경기 중에도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릴 만큼 호랑이 감독이었다.
그러면서도 공정했다. 외인과 국내 선수를 가릴 것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부여했다.
또 선수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했을 시 개인 사비로 선물을 전달키도 했다. 올 시즌 5골을 터트린 이건희에게는 신발을, 무실점 경기를 15번 기록한 골키퍼 김경민과 이준에게는 골프채도 선물하며 사비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감독의 노력에 광주는 조금씩 변했다. 국가대표 경기를 TV로만 관전하던 팀에서 선수들이 하나 둘 씩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순민이 클린스만 호에 승선했고, 정호연은 아시안게임 멤버로 국제무대를 뛰었다. 엄지성과 허율은 아시안컵 일정을 소화했다. 외국인 선수 아사니도 조국 알바니아를 대표해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선수단의 신망 역시 두텁다. 이순민과 정호연은 K리그 시상식에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도록 도움을 주신다. 최고의 감독이다"고 칭송했다.
감독 스스로 전술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이 감독이 박원교 광주 분석코치와 함께 풍암동의 24시 카페에서 전술공부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하다.
2024시즌도 광주는 이정효 감독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한다. 이 감독은 시즌 최종전 이후 "다가올 새 시즌은 위기라고 생각한다. 상대 팀들도 우리를 철저히 대비할 것이고, ACL이라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에 대한 타 구단들의 이적 제의도 많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한 마음으로는 3위보다 더 잘하고 싶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위로 가고 싶다. 더욱 훈련하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광주FC, 연패 탈출해야 파이널A 희망있다 프로축구 광주FC가 내달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를 갖는다. 광주FC 제공. 프로축구 광주FC가 대전 하나 시티즌을 상대로 연패 탈출을 노린다.최근 리그 2연패에 빠진 광주는 내달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을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주중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울산과 혈투를 벌인 광주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였다. 이정효 감독도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다시 리그로 돌아온 광주는 막강한 윙포워드 라인을 앞세워 파이널A행 티켓을 노린다. 알바니아 국가대표 아사니와 무등산 호랑이 가브리엘 듀오뿐만 아니라, 코리아컵에서 맹활약한 오후성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특히 오후성은 지난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엄청난 원더골로 광주 데뷔골을 신고했을 뿐만 아니라, 곧바로 멀티골까지 작렬하며 컨디션이 정상 궤도로 올랐음을 보여줬다. 오후성의 활약은 광주 공격에 큰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이에 더해 루키 안혁주와 문민서 또한 최근 경기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경험을 쌓고 있고 코리아컵에서 예열을 마친 정지용 역시 후반 조커로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광주는 이들의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돌파를 앞세워 대전의 측면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2주 연속 주중-주말 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광주는 90분 내내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승리의 필수 조건이다.팀 수비의 핵심인 센터백 변준수와 허율이 제 컨디션을 회복하고, 측면 수비수 이민기와 김진호가 대전의 주공격 루트인 측면 크로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또 이희균과 최경록이 중원에서 정호연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하다.탈꼴찌에 성공하며 11위로 올라선 대전은 최근 4경기 무패와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광주는 2019년 6월 이후 대전 원정에서 승리가 없다.오랜 부상에서 돌아온 장신 스트라이커 구텍과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중앙 미드필더 밥신, 윙어 켈빈은 경계 대상 1호다. 2006년생 유망주 윤도영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파이널A 진출을 목표로 하는 광주에게 이번 대전 원정은 승점 3점을 반드시 챙겨야하는 중요한 경기다. 코리아컵 4강을 통해 원팀으로 거듭난 광주가 대전을 누르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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