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토론캠프 첫날, 어색했던 모두가 하나둘씩 친해져 가고 있을 때 즈음 우리는 고려인 마을로 향했다.
오랜 시간동안 캠프를 기다려 왔던 나는 첫 고려인 마을 방문에 설렌 마음을 안고 출발했다.
사실 고려인 마을을 처음 접힌 것은 아니다. 난 어렸을 때부터 오빠나 사촌들에게 물려받은 옷을 입는 마지막 타자였다. 그러다가 내가 입던 옷도 작아지면 엄마는 늘 고려인 마을에 가져다 주겠다고 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고려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이번 도전에 더욱 기대가 됐다,
친절하신 해설사 분들과 함께 문화관에 들어갔을 때에는 깊은 역사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백년은 넘은 것 같은 흑백사진부터 오래된 문서까지, 문화관은 빼곡한 글씨들로 가득찼다. 거기서 한 해설사 분이 '고려인'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고려인이란 소련의 붕괴 이후 독립 국가 연합의 국가들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이르는 말인데, 이들 사이에는 마음 아픈 역사가 함께 했던 것 같았다. 그중에서도 나는 고려인들의 강제이주가 기억에 남는다. 이것은 1937년, 소련이 고려인들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시키면서 일어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인들은 많이 고통받고 희생 당했다고 한다. 고려인들 중에는 일제 강점기 당시의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도 계실텐데 독립 운동 금지라는 이유 만으로 그런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는 피카소가 있듯이, 고려인 마을에는 정상진 화가님이 계신다고 하셨다. 화가님의 그림은 아픈 고려인의 과거와 불안함과 슬픔이 잘 나타나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 남는 것은 강제 이주를 당하는 기차에서의 한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다. 그 작품에서는 많은 고려인들이 강제 이주 과정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려인 마을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난 역사와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고, 우리 나라를 위해 힘쓰신 독립 운동가분들의 이야기와 그 속의 아픔 또한 깨우칠 수 있었다. 나도 이런 대단한 분들의 정신을 본받아 그 분들의 희생과 노력을 잊지 않기로 했다.
김희진(광주동명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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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빌딩245, 5·18 역사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 19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신안자은중학교 학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박지훈·성지호 기자 광주 동구 금남로에 위치한 '전일빌딩245'는 5·18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이름은 건물 내부에서 최초로 확인된 245개의 헬기 사격 흔적에서 유래했으며, 이후 25개의 탄흔이 추가로 발견됐지만 기존 숫자와 도로명 주소 '금남로245'의 상징성을 반영해 현재의 명칭이 유지되고 있다.1968년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지어진 전일빌딩은 1974년과 1980년 증·개축을 거치며 10층 건물로 확장됐다. 1980년 5월 계엄군의 진압작전 당시 금남로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전일빌딩은 항쟁의 중심지이자, 이후 진상규명의 중요한 물적 증거를 간직한 역사적 공간으로 기억된다.리모델링을 통해 현재 1층부터 4층까지는 시민플라자와 5·18 아카이브, 미디어아트 체험관 '캔버스245', 남도 관광센터 등이 들어서 있으며, 5층부터 7층은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입주한 '광주콘텐츠허브'로 조성됐다.8층에는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도 마련돼 있다. 굴뚝정원과 '카페245', 웹툰 창작자들을 위한 지원센터가 들어섰으며, 옥상 전망대 '전일마루'에서는 광주 도심과 무등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이곳의 핵심은 9층과 10층 전시 공간이다. 당시 헬기 사격으로 발생한 탄흔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반사 거울과 유리 스카이워크를 통해 관람객들이 총탄 흔적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더불어 VR 체험, 멀티 어트랙션 영상 등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함께 제공된다.전일빌딩245 해설사 위성삼(72)씨는 "전일빌딩245는 말로만 기억하는 공간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확인하는 공간"이라며 "학생들과 시민들이 이곳에서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것을 넘어, 지금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승호·안류린·윤해린·윤지운·양강우·문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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