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준비, 전방위 홍보…소액 기부 많아 ‘절반의 성공’
법인 기부, 상한액 연장 등 기부 확대 위한 제도 개선 절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 전남도의 모금액이 전국 최고인 1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여러가지 제약이 심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홍보와 준수한 답례품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시행 전 예상했던 목표액 500억원에 턱없이 부족, 공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금이 모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시행 첫해인 지난 1년 동안 22개 시군과 전남도에 모인 고향사랑기부금은 143억원으로, 17개 광역단체 중 최다 모금액이다.
지역별로는 지차제 중 담양군이 22억 4천400만 원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고흥군 12억 2천900만 원, 나주시 10억 6천700만 원 순이었다.
전남도는 6억3천200만원을 모금했다. 다른 지자체들은 모금액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최소 2억원이 모금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남도에 기부한 건수는 5천379건으로 10만원 기부가 90%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향민이 24%, 경기 출향민 22%, 광주 출향민 14% 순이었다.
시군별 기부건수는 지자체들이 동의를 받지 못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이 모금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제약에도 불구, 다방면으로 홍보하고 질높은 답례품을 개발하는 등의 정성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중 전국 1위인 담양군은 모금실적에서부터 기금 운영까지 '넘사벽'일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다.
담양군은 지난해 1만2천74건의 기부로 22억4천만원을 모금했다.
이 같은 성과는 전담부서 사전 구성 등 행정의 발 빠른 준비와 전방위적 홍보, 여기에 출향 향우회 지원, 지역 기관단체의 협조가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담양군은 고향사랑기부금 운용위원회를 열고, 아이디어 공모전, 부서별 시책 발굴 등을 추진했다. 거동 불편 어르신 병원 동행 및 퇴원 환자 통합돌봄,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 담양읍 상인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 등이 선정됐다.
22개 시군 중 목포시와 순천시, 나주시, 광양시, 담양군, 보성군, 장흥군, 영암군, 장성군 등 9개 시군을 제외한 13개 시군은 기대보다 적은 기부금으로 기금사업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목포시는 보호종료 아동 자립준비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고, 순천시는 독거어르신 건강돌봄 로봇 구입 지원과 순천만 습지 복원 사업 등 3건, 나주시는 100원 빨래방 마을공동 운영 등 3건, 광양시는 국보 쌍사자 석등 제자리 찾기, 담양군은 지역아동센터 지원과 거동불편 어르신 병원동행 등 통합돌봄 사업 등 3건, 보성군은 다문화가족 소통아카데미 등 3건, 장흥군은 아이 언어발달 지원 사업 등 2건, 영암군은 노인 근감소증 예방 프로그램 등 2건, 장성군은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전남도 등 전국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금 활성화를 위해 홍보 제약 완화와 기부금 상한선 확대 등을 건의하고 있지만 개선 여부는 미지수다.
동창회나 향우회에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하고, 법인이나 단체도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상한액을 2천만원까지 늘리거나 공제 혜택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남도 관계자는 "모금 예상액은 기준이 없어 막연한 기대치였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 노력해 전국 최다 금액을 모금할 수 있었다"며 "더 알찬 답례품을 개발해 더 많은 분들이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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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돌아오너라" 조기·부세 종자 '바다 방류작전' 지난 11일 오후 전남 영광 계마항에서 양식으로 길러낸 참조기·부세 종자를 바다에 방류하는 모습.지난 11일 오후 전남 영광 계마항에 참조기·부세 종자 40만 마리를 실은 트럭이 이동 중이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영광지원 제공 "잘 자라서 다시 돌아오너라."11일 오전 전남 영광 계마항이 들썩였다. 투명한 관을 따라 5cm 남짓한 참조기와 부세 종자들이 줄지어 바다로 향했다. 이어 영광 안마도 앞 바다에서도 차도선에서 수십만 마리에 이르는 종자들이 푸른 서해로 몸이 던져졌다. '성체가 돼 꼭 다시 칠산바다로 돌아오라'는 어민들의 바람과 함께.이날 영광 계마항과 안마도 해상에는 기후변화로 어획량이 줄며 금값처럼 치솟은 참조기의 가격을 잡고 서해안 굴비 산업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민·관 공동 방류작전이 이뤄졌다. 양식으로 길러낸 종자를 다시 바다에 풀어 자원 회복과 가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이날 방류된 종자는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이 약 90일간 사육한 것으로 약 40만마리에 이른다. 무려 8대의 트럭이 종자를 싣고 이동하는 진귀한 모습이었다.영광 앞 바다는 조기 황금어장으로 유명하다. 회유성 어종인 참조기는 겨울에는 제주도 인근 따뜻한 바다에서 월동한다. 이후 봄이 되면 서해 북쪽으로 이동해 산란한 뒤 다시 남쪽으로 내려온다. 영광 앞바다는 그 길목에 있어 예로부터 '조기 황금어장'으로 불렸다.특히 참조기를 바닷바람에 건조한 '굴비'는 영광의 특산품으로 전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남획 등으로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옛 영광을 잃어가는 중이다.지난 11일 영광 안마도 앞 바다에서 조기·부세 종자를 방류하는 모습.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영광지원 제공이에 정부와 전남도와 영광군은 참조기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바다 양식과 종자 방류라는 '투트랙 전략'을 써오고 있다.해양수산과학원은 지난 2005년 인공 수정란 생산에 성공한 후 지속적으로 바다에 종자를 방류해 오고 있다. 또 보리굴비 재료로 선호되는 부세 또한 참조기와 마찬가지로 종자로 키워져 방류한다.해양수산과학원이 자체 분석한 결과 방류한 종자가 성체가 돼 다시 칠산바다로 돌아오는 회귀율은 13%다. 민간에서도 바다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조기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완전 양식보다는 방류형 양식에 대한 기대도 높다.방류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전남도는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참조기 127만 마리, 부세 50만 마리를 바다에 방류했다. 지난해에도 참조기·부세 종자 20만 마리를 방류했다.참조기 가격은 수년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영광 법성포수협에 따르면, 2018년 kg당 3만2천원이었던 참조기 위판가는 올해 5만 5천원으로 약 58% 올랐다. 이날 방류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앞으로 참조기 조업과 어획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방류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충남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장 또한 "종자 분양을 확대하고 방류 사업을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이날 현장에서는 굴비 상인과 어업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굴비산업 활성화를 위한 결의대회도 열렸다. 영광은 참조기와 부세 가격은 뛰는 데 반해 굴비 수요는 줄어들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속적인 방류 사업 효과로 어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김상국 해양수산과학원 영광지원장은 "종자 방류를 통해 어족 자원이 확대되면 굴비 원물 부족 현상을 완화할 수 있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부세굴비 원물에 대한 국산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한상목기자 alvt71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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