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500억 모금은 100억…사용처 못 정한 곳 많아

입력 2024.01.11. 15:24 선정태 기자
전남 143억 '전국 최고', 담양 22억 지자체 중 1등
발빠른 준비, 전방위 홍보…소액 기부 많아 ‘절반의 성공’
법인 기부, 상한액 연장 등 기부 확대 위한 제도 개선 절실
전남도는 지난해 한국전력을 찾아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 전남도의 모금액이 전국 최고인 1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여러가지 제약이 심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홍보와 준수한 답례품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시행 전 예상했던 목표액 500억원에 턱없이 부족, 공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금이 모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시행 첫해인 지난 1년 동안 22개 시군과 전남도에 모인 고향사랑기부금은 143억원으로, 17개 광역단체 중 최다 모금액이다.

지역별로는 지차제 중 담양군이 22억 4천400만 원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고흥군 12억 2천900만 원, 나주시 10억 6천700만 원 순이었다.

전남도는 6억3천200만원을 모금했다. 다른 지자체들은 모금액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최소 2억원이 모금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남도에 기부한 건수는 5천379건으로 10만원 기부가 90%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향민이 24%, 경기 출향민 22%, 광주 출향민 14% 순이었다.

시군별 기부건수는 지자체들이 동의를 받지 못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이 모금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제약에도 불구, 다방면으로 홍보하고 질높은 답례품을 개발하는 등의 정성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중 전국 1위인 담양군은 모금실적에서부터 기금 운영까지 '넘사벽'일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다.

담양군은 지난해 1만2천74건의 기부로 22억4천만원을 모금했다.

이 같은 성과는 전담부서 사전 구성 등 행정의 발 빠른 준비와 전방위적 홍보, 여기에 출향 향우회 지원, 지역 기관단체의 협조가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담양군은 고향사랑기부금 운용위원회를 열고, 아이디어 공모전, 부서별 시책 발굴 등을 추진했다. 거동 불편 어르신 병원 동행 및 퇴원 환자 통합돌봄,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 담양읍 상인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 등이 선정됐다.

22개 시군 중 목포시와 순천시, 나주시, 광양시, 담양군, 보성군, 장흥군, 영암군, 장성군 등 9개 시군을 제외한 13개 시군은 기대보다 적은 기부금으로 기금사업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목포시는 보호종료 아동 자립준비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고, 순천시는 독거어르신 건강돌봄 로봇 구입 지원과 순천만 습지 복원 사업 등 3건, 나주시는 100원 빨래방 마을공동 운영 등 3건, 광양시는 국보 쌍사자 석등 제자리 찾기, 담양군은 지역아동센터 지원과 거동불편 어르신 병원동행 등 통합돌봄 사업 등 3건, 보성군은 다문화가족 소통아카데미 등 3건, 장흥군은 아이 언어발달 지원 사업 등 2건, 영암군은 노인 근감소증 예방 프로그램 등 2건, 장성군은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전남도 등 전국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금 활성화를 위해 홍보 제약 완화와 기부금 상한선 확대 등을 건의하고 있지만 개선 여부는 미지수다.

동창회나 향우회에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하고, 법인이나 단체도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상한액을 2천만원까지 늘리거나 공제 혜택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남도 관계자는 "모금 예상액은 기준이 없어 막연한 기대치였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 노력해 전국 최다 금액을 모금할 수 있었다"며 "더 알찬 답례품을 개발해 더 많은 분들이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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