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 글로벌 K-뷰티, 사람을 향하다

@정숙희 과실연 호남권 대표·남부대 교수 입력 2026.09.30. 15:27
정숙희(남부대 향장미용학과 교수)

현대인들은 아름답고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은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20대부터 피부를 관리하는 얼리 안티에이징(Early Anti-Aging)이 익숙해졌고, 자외선 차단과 피부관리는 성별의 경계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이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뷰티기기가 개인별 관리방법을 제안하는 지금, 뷰티는 외모를 가꾸는 기술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건강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젊음의 비결,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다

노화는 단순히 세월의 흔적이 아니다.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손상,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세포 노화와 만성염증 등 여러 생물학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다. 젊음을 유지한다는 것은 시간을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몸의 기능과 일상의 활력을 오래 지키는 일이다.

그 출발점은 특별한 시술보다 꾸준한 실천에 있다. 가을 아침 가볍게 걷고, 제철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먹으며,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자. 계절이 바뀌어도 피부 광노화를 일으키는 자외선에 대한 관리는 멈춰서는 안 된다.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 성분부터 다르게

내가 가르치는 ‘AI항노화’,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특론’, ‘동·서양 대체요법특론’은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과학과 기술, 다양한 관리법을 어떻게 나에게 맞는 뷰티로 바꿀 것인가. 피부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건조한 피부에는 세라마이드·히알루론산 등 보습 성분을, 맑고 환한 피부를 위한 미백 관리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관련 성분을 고려해 화장품과 관리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유행하는 제품보다 자신의 피부를 이해하는 일이 먼저다.

향기도 일상에 쉼을 더한다. 보완·대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발표된 **Kao 등(2017)**의 연구에서는 직장 여성 132명을 대상으로 라벤더·클라리세이지·마조람 혼합향이 라벤더 단독보다 수면의 질을 더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향기에 대한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불면증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나 역시 향기 자극 전후의 뇌파와 정서 관련 반응을 연구하며 사람마다 다른 감각과 필요에 주목해 왔다.

나이 들어도 나답게, 뷰티가 지키는 일상

기억이 흐려져도 아름다움을 선택할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고령자가 가능한 범위에서 직접 피부를 관리하고 화장하도록 돕는 ‘화장요법’을 운영해 왔다. 좋아하는 화장품을 고르고 자신을 가꾸는 시간은 단순한 외모 관리가 아니다. 한 사람의 취향과 살아온 시간을 존중하며 자신다운 삶을 이어가도록 돕는 일이다.

광주 뷰티산업전, 이제는 연결하고 실행할 때

오는 10월 2~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6 전남광주뷰티산업전’은 시민들이 K-뷰티의 기술과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다. 지난 4년간 산업전에 참여해 온 나도 올해 남부대학교 향장미용학과 학생들과 함께 피부 측정에 따른 화장품 성분·관리방법 안내, 향기 체험과 뇌파·맥파 반응 관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기술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체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광주에는 시니어 코스메디케어 실증 기반과 화장품 CGMP 생산시설이 있다. 내가 책임연구자로 수행한 뷰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 조사에서도 산업 지원 전담기관 설립이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이제 뷰티산업 통합지원센터 구축을 서두르고, AI 기반 K-뷰티기기 개발지원과 바이오뷰티 전주기 혁신을 위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연구·실증·생산·사업화를 연결하고 전남의 식물자원과 광주의 AI·의료·관광 역량을 결합할 때, 뷰티는 치유와 돌봄을 아우르는 지역 특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가을, 시민들이 뷰티산업전에서 그 가능성을 직접 만나길 바란다. 뷰티의 미래는 더 젊어 보이게 하는 기술을 넘어, 나이 들어서도 자신다운 아름다움을 누리도록 사람을 향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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