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 광주·전남 콘텐츠 지원체계, 이제는 통합형으로 가야 한다.

@고미아 광주창작콘텐츠산업협회 회장 입력 2026.07.29. 14:28
고미아(광주창작콘텐츠산업협회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한 지금, 콘텐츠산업 역시 통합시대에 맞는 새로운 운영체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026년 7월 1일 공식 출범했고, 특별법 시행 이후 문화산업과 관광, 미래산업을 아우르는 초광역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행정 통합의 효과가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지원체계 역시 통합시대에 맞게 재정비돼야 한다.

그 핵심에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광주진흥원)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전남진흥원)의 역할 재설정이 있다. 현재 확인되는 흐름을 보면 광주진흥원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도 수도권 기업 유치 설명회와 투자진흥지구 홍보를 추진하고 있고, 전남진흥원 역시 전남 문화콘텐츠산업 지원사업과 시·군 연계 과제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행정 통합이 이뤄졌지만, 콘텐츠산업 지원체계는 여전히 이원화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통합에 대한 움직임으로 정보문화산업진흥원 통합추진TF 1차 회의가 7월 20일 이루어졌다.

이런 구조는 일정 기간 불가피할 수 있다. 각 기관이 그동안 축적해온 사업 기반과 조직 운영체계, 지역 네트워크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통합특별시 체제 아래에서 콘텐츠산업 지원기관이 분절적으로 운영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창구가 이중화되고, 지원 방향은 중복되며, 전략사업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시대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기관 간 단순 협력을 넘어 기능 통합 또는 전략적 일원화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특히 콘텐츠산업은 지역 자원과 인재, 기술, 유통, 관광, 실증이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돼야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다. 광주는 기획, 제작, 실감콘텐츠, AI 융합, 투자진흥지구와 같은 도시형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고, 전남은 시·군 문화자원, 관광 현장, 생태·해양·역사 자산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형 콘텐츠 개발 역량을 갖고 있다. 이 두 기능이 따로 움직이면 지역 안에서 비슷한 사업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지만, 하나의 전략 아래 연결되면 훨씬 큰 산업적 파급효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전남광주 통합시대의 콘텐츠산업은 이제 ‘지원사업의 병렬 운영’이 아니라 ‘지원체계의 통합적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두 기관의 간판을 하나로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기획과 제작, 기업 지원, 지역 자원 발굴, 투자, 실증, 유통을 어떤 체계로 묶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이 점에서 광주진흥원과 전남진흥원의 통합 또는 기능 재편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조직 개편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특별시 콘텐츠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기반이라고 본다. 콘텐츠기업은 행정 명칭이 아니라 실제 지원체계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체감한다. 비슷한 사업을 각각 공모하고, 유사한 지원사업을 따로 운영하며, 기관별로 서로 다른 절차를 요구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기업은 통합의 효과를 느끼기 어렵다. 반대로 기관 기능이 정리되고, 지원체계가 하나의 전략 아래 설계되면 기업은 더 큰 시장과 더 넓은 기회를 체감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첫 번째 대응은 기능 중심 재편이다. 광주진흥원과 전남진흥원이 완전한 기관 통합으로 갈지, 단계적 기능 통합으로 갈지는 정책 판단의 영역이다. 그러나 최소한 기능의 중복은 줄이고 역할은 분명히 나눠야 한다. 예를 들어 광주는 콘텐츠 기획·제작, 기술 융합, 기업 유치, 투자 연계, 글로벌 진출 지원의 중심 기능을 맡고, 전남은 지역 자원 발굴, 시·군 연계 콘텐츠 실증, 관광·생활형 콘텐츠 확산, 현장 기반 사업 운영 기능을 맡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렇게 해야 각 기관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통합특별시 차원의 전략을 일원화할 수 있다.

두 번째 대응은 공동 사업체계 구축이다. 현재처럼 각 기관이 개별 공모, 개별 지원, 개별 성과관리 체계를 유지하면 통합시대의 장점은 반감된다. 공동 공모, 공동 심사, 공동 사업화 지원, 공동 투자 연계 체계를 도입해 기업이 하나의 창구에서 연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광주·전남·전북 기관들이 가상융합산업 분야에서 공동 전시와 공동 생태계 구축에 나선 사례는, 개별 기관 단위를 넘어 권역 단위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안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더 높은 수준으로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대응은 장기적으로 기관 통합 로드맵을 검토하는 일이다. 현재 자료상 두 기관이 계속 별도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당장 물리적 통합을 전제하기보다는 먼저 역할 조정과 공동 운영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통합특별시 콘텐츠산업 전담기관 체계를 하나로 정비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통합특별시가 하나의 광역 행정권과 산업권을 지향한다면, 콘텐츠산업 지원기관 역시 전략과 집행에서 일관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기업의 관점이다. 기관 통합이나 기능 재편이 행정 편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업이 사업을 더 쉽게 찾고, 더 넓은 시장에 접근하며, 더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투자와 유통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콘텐츠산업 지원기관의 재편은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기업의 성장사다리를 새로 만드는 문제여야 한다.

통합특별시 체제에 맞는 기능 조정과 공동 거버넌스를 공식화해야 한다. 광주는 기획·제작·투자·유치 기능을, 전남은 자원 발굴·실증·현장 연계 기능을 중심으로 재편하되, 전체 전략과 사업 설계는 하나의 통합 로드맵 아래 운영해야 한다.

두 기관이 각각 운영하던 콘텐츠 지원사업을 통합특별시 공동사업 체계로 전환해 기업이 하나의 창구에서 기획, 제작, 실증, 투자, 유통 연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은 행정 통합을 서류가 아니라 기회로 체감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광주진흥원과 전남진흥원의 단계적 통합 또는 통합형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 통합특별시의 산업정책이 하나라면, 그 실행기관 역시 하나의 전략 아래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남광주 통합시대의 성패는 제도 통합에만 달려 있지 않다. 그 제도가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콘텐츠산업은 그 성패를 가장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분야다. 수시로 지역 콘텐츠기업의 의견을 모으고, 통합 이후 필요한 정책과 사업 방향을 듣고 고민하고 더나아가 이번 기회를 맞아 높이 비상하는 콘텐츠산업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