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 교육이 최선의 예방이다

@유재신 전 광주시약사회장 입력 2026.07.01. 14:27
유재신(전 광주시약사회장)

마약 예방교육과 약물 오남용 교육, 이제는 정규교육이 되어야 한다

얼마 전 무등일보 강주비 기자의 ‘마약 성분 약품 쉽게 구매…관리 허점 우려 고스란히 드러난 창고형 약국’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 따르면 필로폰 제조 원료로 악용될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 성분 의약품을 단 몇 분 만에 여러 통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OD(Overdose·과다복용)’가 확산되며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OD는 종합감기약, 수면유도제,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을 여러 종류 함께 복용해 환각이나 취한 듯한 상태를 경험하려는 행위를 말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경험담과 복용 방법이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일종의 놀이문화처럼 번지고 있다는 기사였다.

최근 우리 사회는 마약, 약물 오남용 문제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연예인과 정치인, 청소년,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마약 관련 범죄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진통제로 사용되었던 펜타닐 중독자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 때문에 ‘좀비 도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마약 카르텔이 국가 권력을 위협하고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가 먼 나라의 일처럼 들릴 수 있지만, 대한민국 역시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약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아이들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거래, 이른바 ‘던지기 수법’ 등 유통 방식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단 한 번의 경험이 평생의 고통과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수많은 사례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예방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많은 학생들이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과 사회적 폐해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정규교육 과정에서 관련 교육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담배와 술에 대해서는 경고 그림과 금연·절주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마약과 약물 오남용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인생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훨씬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펜타닐이 무엇인지, 프로포폴 남용이 얼마나 위험한지, 중독이 뇌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몇 년 전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전쟁을 선포하는 것만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예방교육이다.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마약과 약물 오남용은 왜 위험한가?

중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한 번의 호기심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건강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범죄 기록과 사회적 낙인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마약을 권유받았을 때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가?

이러한 교육은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이미 훌륭한 교육 자원이 존재한다. 대한약사회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은 오랫동안 예방교육 자료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문제는 이러한 자원들이 정규교육 과정 속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교육청과 지역 약사회, 의사회, 경찰, 중독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초·중·고 정규교육 과정 안에 마약 예방 및 약물 오남용 교육을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한다. 일회성 캠페인이나 특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년별 발달 수준에 맞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조기 교육이 예방 효과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마약 중독은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이미 중독된 이후의 비극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접근하지 않도록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고 거부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사회 안전망이다.

교육이 최선의 예방이다.

이제 마약 예방과 약물 오남용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자 가장 효과적인 사회적 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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