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부터 역사관·도서관·전시관까지
양림동 이이남스튜디오·전일빌딩245 ‘눈길’
감성·휴식·문화 모두 잡는 광주 실내 여행지

6월 장마와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실내에서 쾌적하게 시간을 보내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광주에는 날씨 걱정 없이 문화와 휴식, 감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도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미디어아트와 전시, 역사 공간, 구립 도서관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광주의 대표 실내 명소들을 모두 둘러보자.

◆조용히 머물기 좋은 복합공간 책정원도서관
장마철이나 무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조용히 쉬어갈 공간이 더 생각난다. 광주 동구에 있는 ‘책정원도서관’은 그런 날 천천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이다. 일반적인 도서관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편안한 분위기가 강해서 한 번 가보면 오래 머물게 된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차분함이다. 큰 소음 없이 잔잔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창가로 들어오는 자연광 덕분에 공간 자체가 아늑하게 느껴진다. 비 오는 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책정원도서관은 이름처럼 ‘정원’ 같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단순히 책만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고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쉼터에 가깝다. 인문학과 소설,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정갈하게 배치돼 있고 곳곳에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누군가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고, 누군가는 노트북을 펼쳐 작업을 하거나 창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서두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천천히 머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무더운 여름날 잠시 더위를 피하고 싶거나, 장마철 실내에서 조용히 감성을 채우고 싶다면 광주 동구 책정원도서관은 꽤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다.

◆문화·예술 감각 충전 이이남스튜디오
6월 장마철이나 한낮 무더위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실내에서 놀 수 있는 곳, 어디 가볼 만한 곳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 날 양림동에서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 바로 ‘이이남스튜디오’다.
처음 들어섰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깥 날씨를 잠시 잊게 만드는 공간 분위기였다. 양림동 특유의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담백한 회색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문을 여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은은한 조명과 공간 곳곳을 채운 미디어아트 영상 덕분에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이남스튜디오 1층은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인데, 벽면과 천장에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작품 덕분에 단순한 카페 이상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밖에 비가 내리거나 무더운 날씨여도 실내에서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며 쉬어가기 좋다. 2층은 조금 더 차분한 전시 공간이다. 작가 아카이브와 다양한 작품들이 이어지는데, 통유리로 들어오는 자연광과 조용한 분위기가 묘하게 편안하다. 특히 장마철 특유의 흐린 날씨와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 사진 찍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예술이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 미술관은 어렵고 조용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있는데, 이이남스튜디오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즐길 수 있다. 날씨 걱정 없이 감각적인 공간에서 쉬어가고 싶다면 양림동 골목 여행 코스로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80년 그날 ‘시간여행’ 전일빌딩245
6월 장마철 금남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내 공간을 찾게 된다. 그럴 때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곳이 바로 전일빌딩245다. 처음에는 단순한 도심 건물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광주의 시간을 담고 있는 거대한 기록관 같은 느낌이 든다. 전일빌딩245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실제 헬기 사격 흔적이 발견된 장소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은 10층 탄흔 전시관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에도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차분해진다.
10층 전시관에 들어서면 조용한 복도와 담담하게 구성된 전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벽면 곳곳에 남아 있는 실제 탄흔을 가까이서 보는 순간 숙연해진다.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실제 흔적이라는 점에서 공간 자체가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관에는 당시 사진과 영상 자료들도 함께 전시돼 있어 비 오는 날 천천히 둘러보기에 더욱 좋다. 무엇보다 전일빌딩245는 단순히 역사 전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건물 안에는 관광정보센터와 카페, 전시 공간, 전망 공간까지 함께 마련돼 있어 실내에서 오랜 시간 머물기 좋다.
특히 꼭대기 전망 공간은 흐린 날씨에도 분위기가 좋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면 평범한 도심 풍경도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장마철 광주 구도심 실내 여행 코스로 추천할 만한 공간이다.

◆실내 전시 매력 속으로 GMAP
장마철이나 무더운 날씨에 조용한 전시 공간을 찾고 있다면 GMAP도 추천할 만하다. 광주미디어아트센터가 새롭게 바뀐 GMAP은 일반적인 미술관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강한 공간이다. 입구부터 콘크리트 느낌의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화려하지 않은데도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특히 실내 조명과 잔잔한 음악 분위기가 좋아 비 오는 날 더 감성적으로 느껴진다.
GMAP은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현대미술 전시가 자주 열려 갈 때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지나치게 붐비지 않아 작품 하나하나를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혼자 조용히 전시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한참 동안 작품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전체적으로 서두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도 매력이다. 광주에서 날씨 걱정 없이 감각적인 실내 전시 공간을 찾고 있다면 GMAP은 꽤 만족도가 높은 장소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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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광주 희경루 풍류, 창무극으로 되살아나
광주시립창극단원들이 공연 ‘희경루방회도’ 중 2장 ‘선비들의 호연지기’를 선보이고 있다.
광주시립창극단원들이 공연 ‘희경루방회도’ 중 8장 ‘희경루가 불에 타는 대목’을 선보이고 있다.
500여 년 전 광주 희경루에서 펼쳐진 선비들의 풍류와 우정이 창무극으로 되살아난다. 한 점의 그림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공연예술로 확장되며 광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조명해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국악의 날 기념 특별기획공연 ‘희경루방회도’를 선보인다.이번 작품은 1567년 광주 희경루에서 열린 방회 장면을 담은 보물 ‘희경루방회도’를 모티브로 삼아 창작한 창무극이다. 원작 그림이 과거시험 동기생 다섯 명의 재회를 기록한 계회도(契會圖·문인들의 계회 광경을 그린 그림)라면, 무대 위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과 서사를 더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광주시립창극단원들이 공연 ‘희경루방회도’ 중 8장 ‘희경루가 불에 타는 대목’을 선보이고 있다.작품은 광주 목사 오장환이 중건된 희경루에서 옛 친구들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희경루에 올라 꿈을 나누던 청년들은 세월이 흐른 뒤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 사랑과 이별, 우정과 희생을 겪은 끝에 다시 희경루에서 만나게 된다. 장원급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서룡과 설향의 비극적인 사랑,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는 인물들의 선택은 감동을 전한다.원작 그림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공연에서는 네 명의 선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역사적 기록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머물기보다 광주의 문화적 정체성과 미학을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다. 각 인물은 무관의 기개와 선비 정신, 청춘의 사랑과 갈등, 우정과 의리 등을 상징하며 서로 다른 개성으로 극을 이끌어간다.작품은 과거시험에 급제한 인물들이 한양이 아닌 광주목 희경루에서 다시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 안에 담긴 애향심과 지역 공동체 의식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특히 광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유산인 희경루와 호남의 가·무·악 전통을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광주시립창극단원 공연 ‘희경루방회도’ 출연진.특히 이번 공연은 일반적인 창극 형식을 넘어선 창무극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소리와 연기 중심의 전통 창극에 춤을 적극 결합해 음악과 움직임이 함께 서사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네 명의 주인공이 한량무를 추며 소리를 이어가는 장면은 선비들의 풍류와 호연지기를 역동적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음악 역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지향한다. 판소리와 전통 국악 선율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화성과 편곡을 더해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채향순 안무가의 춤과 배우들의 움직임이 더해지며 광주목의 풍류와 정취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광주시립창극단원들이 공연 ‘희경루방회도’ 중 2장 ‘선비들의 호연지기’를 선보이고 있다.‘희경루방회도’는 광주 초연 이후에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전국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9월 17일과 18일에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세계음악극 축제(WTIF)에 참가하며, 9월 25일에는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는 교류공연을 선보인다.김용호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은 “희경루방회도는 과거의 기록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창작 작품”이라며 “광주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무대 위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시민들이 지역 문화유산을 보다 친숙하게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레퍼토리 작품으로 발전시켜 전국 무대에 선보이며 광주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공연 예매는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며,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다. 공연에 대한 문의는 광주시립창극단으로 하면 된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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